4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달 18일 위례신사선에 2개 역을 추가로 건설해 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다. 청담사거리역(가칭)과 소금재역(가칭)이다. 강남구 요구안을 보면 청담사거리역은 위례신사선 학동사거리역과 청담역 사이에 있다. 소금재역은 기존 학여울역~가락시영역 사이 노선을 변경해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인근에 신설한다. 청담동과 일원동 주민들이 역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전철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2016년부터 위례신사선에 소금재역을 신설해 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신사동 사이 14.8㎞를 잇는 경전철이다. 위례중앙광장에서 출발해 송파구 가락동, 강남구 삼성동을 지나 3호선 신사역에 도착한다. 사업비 1조4847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1개를 짓는다.
사업 속도는 지지부진했다. 위례신도시는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처음 담겼으나 10년 만인 2018년에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지난 1월에는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역을 신설하면 개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각종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받아야 해서다. 기획재정부에서 사업비 심의를 새로 받아야 한다. 총사업비가 기존 계획보다 30% 넘게 늘면 민자적격성 재조사에 들어간다. 늘어날 사업비를 누가 분담할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도 필요하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사업변경계획을 승인받아야 한다.
과거에도 지역 민원 탓에 전철 사업이 지연된 사례는 많다. 인덕원~동탄선(경기 안양~화성)은 2015년 경기 용인·안양·수원·화성시가 앞다퉈 추가 역 신설을 요구해 3년 지연됐다.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나서 4개 역 신설을 관철한 탓에 배차 시간이 길어져 ‘거북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민자적격성 조사와 사업자 선정까지 마친 노선에 새로운 역을 놔달라고 하는 건 지나친 요구”라며 “사업 재승인, 사업비 분담 협의 등을 거치다 보면 사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도 불만을 쏟고 있다. 2013년 입주한 위례신도시에는 아직도 신도시 안을 지나는 지하철역이 없다. 주민들은 입주 당시 1인당 1400만원을 교통시설 건설비로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상단을 구성하는 대로 추가역 신설에 따른 수요 증감, 사업비, 수익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본 노선 추진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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