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강화된 건전성 규제에…금융지주 줄줄이 자본확충 러시

입력 2020-03-04 17:08  

≪이 기사는 03월04일(17: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사들이 올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의 건전성 규제 강화로 추가 자본 적립이 불가피해져서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영구채(신종자본증권)나 후순위채 발행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일 5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만기 없이 발행한 지 5년이나 10년 후에 이 회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 발행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조만간 구체적인 발행조건과 일정을 확정해 본격적인 자금조달 준비에 들어갈 방침이다. 영구채는 발행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 연장이 가능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올 초부터 금융지주사들의 자본 확충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5일 우리금융지주(4000억원)를 시작으로 BNK금융지주(1500억원), DGB금융지주(1000억원)가 잇달아 영구채를 발행했다. 비슷한 시기 KB금융지주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4000억원을 조달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발행할 영구채까지 합하면 금융지주사들이 올 들어 새로 적립하는 자본 규모만 1조5500억원에 달한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자본 확충을 추진하는 것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자본 관련 지표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해서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3% 이상, 이중 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총액/자기자본)을 130%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인수합병(M&A)과 해외 진출 등을 통해 활발히 몸집을 불리고 있는 금융지주사들로선 투자로 빠져나가는 자본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은행지주회사(D-SIB)로 선정된 신한?KB?하나?농협?우리금융지주는 자본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이들은 올해 안에 의무적으로 자본비율을 1%포인트 더 높여야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경쟁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동안 이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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