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립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한 노씨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탄탄한 소묘 실력을 바탕으로 대상의 과학적 모방과 시적 감성의 구성이라는 숙제를 노련하게 풀어내 화단에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미학 세계를 전반적으로 살필 수 있는 작품 25점을 걸었다. 지평선과 맑은 하늘, 꽃피는 산야 등 누구나 한 번쯤 스치고 지나갔을 서정적인 풍경을 사진처럼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들이다.
노씨는 “경이로움과 환희, 적막, 고독함 등 감정의 묘한 변화를 화면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림 속에 나타나는 풍경은 자연의 얼굴이자 감정”이라며 “풍경에서 나타난 빛과 그에 반응하는 다양한 색을 통해 무수히 많은 감정을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기억과 감정의 흔적들을 기록하면서도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시대와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기억을 반영하는 결과물이란 얘기다. 그는 “생성과 소멸의 순환적 진리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에 따르려는 인간의 심리적 단면을 짚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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