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다지는 油化 "주가 금융위기 수준"

입력 2020-03-05 18:37   수정 2020-03-06 02:31

업황 악화로 눌려 있던 주요 석유화학 종목들이 나란히 저점 반등하고 있다. 실적을 감안한 주가 수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져 있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는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100원(6.62%) 오른 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효성화학도 2000원(1.85%) 상승한 11만원에 거래를 끝냈다. 금호석유와 효성화학은 올 들어 전날까지 각각 20.12%, 25.25% 빠졌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된 이후 오를 것으로 기대됐던 화학 제품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만나 약세를 이어갔다. 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생산 비용)는 불황기 수준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중국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에탄크래커(ECC) 등 석유화학 생산시설 증설 흐름은 석유화학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내 화학 제품 자급률이 오른다고 해도 2025년까지는 중국이 순수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예정된 중국 증설 중 70%가량은 한국 업체와 비교할 때 경쟁 우위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책도 업황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현 주가 수준은 과도한 저평가 구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71배로 3개월 전(0.82배)에 비해 낮아졌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파산 위기 당시 수준이다. 한화솔루션과 효성화학의 12개월 선행 PBR도 각각 0.60배, 0.49배에 불과하다. 윤 연구원은 “2008~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지금보다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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