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하차...'바이든 대 샌더스' 진검승부[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입력 2020-03-06 06:20   수정 2020-06-04 00:02


한 때 28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미국 민주당 대권 레이스가 결국 중도 진영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진보 진영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교통정리됐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경선 포기를 선언하면서다. 그러나 워런은 샌더스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아 워런 지지층 다수가 바이든과 샌더스 중 어디로 움직일지 유동적이다.

워런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경선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바이든과 샌더스 중 누구를 지지할지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다"며 결정을 미뤘다.

워런의 하차는 지난 3일 14개주 경선이 열린 '슈퍼 화요일'에서 참패하면서 예상됐던 일이다. 워런은 14개주 중 단 한 주에서도 2위안에도 못들었다. 자신의 지역구인 메사추세츠주에서조차 바이든과 샌더스에 밀렸다.

워런의 사퇴로 민주당 후보 중 남은 후보는 사실상 바이든과 샌더스뿐이다. 바이든은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경선 하차와 '바이든 지지'를 통해 중도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바이든은 부티지지와 클로버샤의 지지 선언만으로도 슈퍼 화요일에 대승을 거뒀다. 여기에 블룸버그 지지까지 더해지면서 '바이든 대세론'이 부활한 상황이다.

문제는 샌더스다. 워런의 사퇴로 샌더스는 표면적으론 당내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가 됐다. 하지만 워런이 지지 후보 발표를 미루면서 워런 지지층 흡수가 샌더스의 숙제로 남았다.


정책만 보면 워런은 샌더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워런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워런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샌더스는 무소속이다. 게다가 워런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와 달리 "뼛속 깊이 자본주의자"라고 말해왔다. 자본주의이 문제점을 고쳐야한다고 강조하지만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워런은 바이든과 샌더스 중 11월 대선에서 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후보인지도 당연히 고려할 전망이다.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샌더스에게 불리한 요소다. 샌더스가 경선 과정에서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도 워런을 긁어놓은 요인이다.

그럼에도 당장 다음 승부처인 10일 '미니 화요일'은 다른 후보로의 표 분산이 없이 바이든과 샌더스가 1 대 1 대결을 펼치게 됐다. 미니 화요일엔 미시간, 미주리,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아이다호, 워싱턴 등 6개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른다. 6개주에 걸린 대의원은 총 352명으로 민주당 선출 대의원의 약 9%에 해당한다.

최대 격전지는 125명의 대의원을 뽑는 미시간주다. 6개주 중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을뿐 아니라 11월 대선의 승패를 가를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이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에게 간발의 차로 패한 주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꺾으려면 반드시 되찾아와야하는 곳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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