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항공사 플라이비 파산…전 세계 항공사 134조 손실

입력 2020-03-06 15:09   수정 2020-04-05 07:0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영국 저비용 항공사 플라이비가 파산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질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최대 1130억달러(약 134조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저비용 항공사 플라이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항공편이 이륙하지 못했고 티켓 거래는 즉시 중단한다"며 파산을 알렸다. 이 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파산한 첫 항공사다. 플라이비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항공사의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던 승객들은 발이 묶였다. 항공 노선 119개를 운영하는 플라이비는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이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은 2400여명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이날 올해 전 세계 항공사가 코로나19 진행 사항에 따라 630억~1130억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가 조만간 억제되면 최소 630억달러, 광범위한 전염병으로 번지면 최대 113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두 시나리오 모두 늦여름까지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이는 2주 전 최대 손실 규모를 300억달러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상향 조정한 수치다. 이 협회는 117개국을 대표하는 290개 주요 항공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여행 제한과 수요 부족으로 주요 항공사들은 비행편을 대거 단축하고 있다. 미국 저비용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게리 캘리 최고경영자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격을 할인해줘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며 "2011년 9·11 테러 직후와 유사한 느낌의 공포가 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프 포스피실 신용평가사 피치 상무는 CNN방송에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는 수요 충격을 헤쳐나가기에 충분한 재무상태를 갖고 있다"며 "더 작은 항공사, 특히 아시아 항공사들은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하게 충격을 받는 일부 소형 항공사, 지역 항공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 데이터 전문업체 포워드키스에 따르면 유럽행 비행기 예약은 예년에 비해 2월 마지막주 79% 감소했다. 올리비에 폰티 포워드키스 부사장은 "이탈리아행 비행기 예약 취소는 과거 테러가 있었을 때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심각하다"고 말했다.

올 들어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32% 떨어졌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주식도 29%나 하락했다. 루프트한자는 이달 예정된 7100편의 유럽행 비행기를 취소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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