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편 내놔라"…中불법체류자들, 총영사관 몰려가 '아우성'

입력 2020-03-06 17:00   수정 2020-03-06 17:02



한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제주도를 떠나려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끊기면서 이들의 출국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중국으로 출국하려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중국총영사관으로 몰려들어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5일부터 총영사관 앞에 몰려와 관계자에게 귀국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자진 출국을 희망하는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법무부가 불법 체류자에 대해 자진 출국을 유도한 이후 지난달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제주지역만 1320명이 자진 출국 신고를 했고 이중 436명이 출국했다. 894명은 출국 대기 중이다.

지난 3일에는 250여명이 한꺼번에 자진 출국을 신청해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역사상 하루당 자진 출국 신청자가 가장 많았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앞서 제주와 중국을 잇는 18개 노선 149편은 지난달 중순부터 전면 중단됐다. 유일하게 운행 중이던 춘추항공도 이날 공문을 통해 하루 1편(출발 기준) 운항하던 제주~상하이 노선을 오는 8일부터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출국 희망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와 연관이 깊다. 감염에 대한 공포와 함께, 국내외 관광객이 끊겨 제주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들의 일자리도 끊겼다.

중국총영사관측은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총영사관 측은 이날 방문한 중국인들에게 이름과 연락처, 주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를 적어 낸 뒤 해산하라고 종용했다. 항공편이 끊긴 상황 등을 알아보고 있고 차후 일정이 확인되면 연락을 준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 산둥성과 지린성, 상하이시를 포함, 일부 지방정부가 한국에서 입국한 내·외국민을 14일간 자가격리 또는 지정호텔 격리를 하는 등 코로나19에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어 당장에 항공기 증편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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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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