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가면 뭘 하면서 살지?” 전원생활을 계획 중인 많은 사람의 고민 가운데 하나다.
시골에 내려가면 정원과 집 관리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런 일도 나름의 목표와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게 좋다.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동안 뭐 했지”라고 허망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당 가꾸기, 텃밭 일로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열심히 살긴 했지만 정작 시간이 흘러 돌아보면 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고 후회한다.
도시에서 열심히 살았으니 시골에서 여유롭게 살겠다는 생각으로 전원생활을 시작한 사람이 더 그렇다. 전원생활을 할 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재밌는 일인지,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지 등 세 가지를 기준으로 할 일을 찾아보자.
첫째,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가’다. 가장 쉬운 선택은 농사다. 기초 투자를 해야 하고 기술도 있어야 한다. 노련하지 않으면 본전 찾기도 쉽지 않다. 쉽게 시작할 수는 있어도 제대로 돈을 벌려면 어떤 일보다 힘드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다른 경제적 활동으로는 펜션, 캠핑장, 카페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수익을 내려면 영업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규모가 커지면 사람도 고용해야 하고 관리할 것도 많아진다. 부업으로 대충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는 곳 인근에 회사가 있으면 취업하면 좋겠지만, 도시보다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돈 벌면서 전원생활을 하는 게 만만치 않다.
둘째, ‘재미있는 일인가’를 생각해보자. 많은 귀촌인이 전원생활의 장밋빛 꿈을 꾼다. 마당에 화단을 조성하고 텃밭에 채소를 심고, 장터를 구경하고 맛집 탐방도 다닌다. 악기를 배우고 장도 담그며 시간을 보낸다. 재밌는 일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금방 지친다.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찾아야 한다. 계획 없이 이것저것 하며 살다 보면 “그동안 뭐 했지”라는 후회가 밀려든다.
셋째,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가’다. 지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돈 버는 일을 하기 싫다면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는 게 좋다. 귀촌자 중에는 글을 써서 책을 내거나 서각을 배워 전시회를 여는 사람도 있다. 재능기부로 지역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하고자 하는 일이 명확하니 삶의 질이 높아진다. 이런 사람들의 전원생활이 가장 성공적인 것 같다.
김경래 < 전원생활칼럼니스트·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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