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美 기술주 반등에 베팅…'나스닥100 3배 추종' ETF 매집

입력 2020-03-08 17:35   수정 2020-03-09 00:56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세 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수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기술주 반등에 베팅한 셈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주(3월 2~6일) 미국 증시에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종목코드 TQQQ)’를 1757만달러(약 209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테슬라(2166만달러), ‘아이셰어즈 JPM USD 이머징마켓 본드’(2044만달러), 애플(1943만달러) 등에 이어 순매수 상위 해외 종목 4위에 올랐다.

평소 상위 20위권에서 맴돌던 TQQQ의 인기가 갑자기 치솟은 것은 미국 나스닥 기술주가 최근 급락하면서 곧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로 지수가 상승하면 세 배의 수익을 내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손실도 세 배가 된다. 나스닥100지수는 현재 8530.34로 지난달 19일 고점(9736.57) 대비 12.38% 하락한 상태다.

나스닥100지수를 구성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들의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술주가 미국 증시 주도주에서 밀려날 가능성은 작다”며 “전염병이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 흐름을 꺾을 수 없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할 때 기술주의 상승폭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반등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선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만큼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TQQQ는 지수의 하루 등락을 기준으로 세 배가 움직이기 때문에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레버리지에 따른 이득이 반감된다.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지수 수익률에도 못 미칠 수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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