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택시기사들 불안

입력 2020-03-09 08:43   수정 2020-03-09 08:4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택시기사들의 건강과 생계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서 일해야 해 감염 우려가 커졌고, 코로나19로 승객이 없어 매출도 급감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택시기사들이 이용하는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최근 "마스크 미착용 손님 승차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글의 글쓴이는 "이 시국에 택시에서 마스크도 안 쓰고 침 튀기면서 떠드는 손님들이 있다"며 "평균적으로 손님 10명 중 1∼2명은 마스크를 안 쓰는 것 같다"고 작성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마스크가 없으면 그냥 지나쳐야 한다. 내 몸이라도 스스로 지켜야 한다", "사회 분위기상 신고 처리 안 될 것이다" 등 다양한 반응이 달렸다.

반면 최근 승객이 줄어 손님을 가려 받을 상황이 아니라는 반응도 상당했다. 이런 기사들은 궁여지책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제를 자주 뿌리거나 차량 내부를 환기하는 등 차선책을 선택했다.

한 법인택시 기사는 "회사가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지침만 내리고 사주지는 않아 사비로 분무형 소독제를 구매해 손님이 탈 때마다 뿌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태운 한 손님은 택시 안에서 계속 기침했고, 물어보니 자신이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며 "그 말을 듣고 불안해서 바로 창문을 내리고 운전했다"고 했다.

승객이 줄어 급격히 감소한 매출은 택시기사들에게 큰 고민이다.

서울 한 택시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회사 전체 매출이 30~40% 가량 줄었다고 했다. 개인 수입은 평균 일당 4~5만원가량 쪼그라들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일을 쉬겠다는 기사들이 속출하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휴가 혹은 사납금 감액 등을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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