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채권 시장을 덮쳤다. 장중 한때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까지 내렸다.
증권가(街)는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4월 이전 임시 회의를 통한 기준금리 인하를 어려울 것으로 봤다.
9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6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022%를 기록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개장 직후 연 0.998%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3년물 금리가 장중 1% 미만에 거래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5년물 금리도 연 1.108%를 기록해 모두 기준금리(연 1.25%)를 밑돌고 있다.
단기채 뿐만 아니라 장기채로 모두 하락하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9.7bp 내린 1.273%,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12.2bp, 11.7bp 내린 연 1.322%, 연 1.338%에 거래됐다.
국고채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세계 확진자는 10만330명, 사망자는 3408명에 달한다.
이에 한은의 4월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통화정책 여력이 확대됐다"며 "4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관건은 금리인하 횟수"라며 "한 차례 금리인하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하방위험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에 최소 두 차례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4월 금통위 이전 임시 회의를 개최해 금리를 내릴지가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임시 회의를 통한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0%대 기준금리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이제는 시간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다만 한은이 아직까지 코로나19에 관련한 입장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임시 회의를 통한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4월 금통위 전 임시 통화정책회의를 통한 추가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지만, Fed이 '빅 컷'(50bp 인하)을 단행한 날 열린 한은 긴급 간부회의에서는 2월 금통위 기자회견과 차별성이 없었다”며 "추가 인하에 대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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