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로 간주되는 미국 델타항공이 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14.9%까지 확대했다.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하는 목전 수준까지 지분을 늘린 것이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장내 매수해 지분율이 종전 13.98%(826만9825주)에서 14.90%(881만6400주)로 확대됐다고 9일 공시했다.
재계에서는 델타항공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러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 회장과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의 지분 추가 매입이 올 들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율이 15%를 넘으면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하는 만큼 직전 수준까지 매입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도 양측의 분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재계에서 나온다.
다만 양측 모두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올해 추가적으로 매입한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측과 3자 연합의 지분은 1~2% 차이로 전해진 만큼 주총의 승패는 국민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가, 소액주주 등의 표심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국민연금은 10여 곳의 위탁운용사를 통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약 2.9%에 대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주총의 승부를 가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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