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통합 과정에서 절대적 기여를 한 정 의원이 그 정신을 끝까지 살리기 위해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정 의원에게 ‘중진 험지 출마’ 원칙을 적용해 경기 수원 출마를 종용했으나 여주양평에서 내리 5선을 한 정 의원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정 의원은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이 합쳐 통합당이 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정 의원은 공관위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25년 정치 여정 가운데 늘 개혁의 칼을 주장해왔고, 이제 그 칼날이 저를 향한다”며 “거부하지도 피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공관위는 여주양평에 김선교 전 양평군수를 공천했다. 김 전 군수는 양평에서만 내리 세 번 군수로 당선한 전력이 있다. 김 전 군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미 공천을 받은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과 여의도 입성을 다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른미래당 당권파 출신 이찬열 의원은 컷오프됐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갑에는 이창성 전 자유한국당 수원갑 당협위원장이 출마한다.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인 김승원 변호사와 맞붙는다. 이 의원의 컷오프는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공관위는 그동안 패스트트랙에 찬성한 이 의원과 임재훈 의원에게 공천을 주기 힘들다는 뜻을 밝혀왔다.
김중로 의원은 세종갑에 출마한다. 통합당은 이미 세종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하겠다고 밝혔지만,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세종이 갑과 을로 나뉘면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갑에는 김 의원이, 구시가지인 세종을에는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하게 됐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박재순 전 자유한국당 경기 수원무 당협위원장(경기 수원무), 심규철 전 의원(경기 군포), 한기호 전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에 대한 공천도 확정했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가 한 시간 반 만에 철회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심 끝에 결정하고 비례대표 신청을 했지만 총선 불출마 약속에 대한 일부 문제 제기가 있어 공천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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