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미협회장으로 선출된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 회장(68·사진)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지난 6일 이같이 말했다.
한미협회는 지난달 서울 충무로2가 세종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제7대 회장으로 황 전 회장을 선출했다. 임기는 3년이다. 황 회장은 “금투협 회장이 됐을 때보다 더 많은 축하 연락을 받았다”며 “한·미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미협회는 1963년 창립했다.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 한승주 전 외교부 장관, 박진 전 의원 등이 한미협회를 이끌었다. 한·미 양국 간 정치·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현안 세미나 및 양국 친선의 밤 행사 개최 등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하고 있다. 황 회장은 “강한 한·미동맹 구축과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해 국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한미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문화, 금융, 미디어, 법률 등 협회 내 분과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게 황 회장의 구상이다. 그는 “20여 개 분과위가 있지만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개편할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문화예술 분과에서는 한류를 이끄는 K팝이나 봉준호 감독으로 대표되는 K무비 등을 다루는 등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삼성전자 자금팀 등을 거쳐 삼성투자신탁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등을 맡았다. 뛰어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국제행사 통역을 10년 넘게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어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강한 업무 추진력과 조직 장악으로 ‘검투사’란 별명도 붙었다. 삼성증권 사장 시절 “회사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영화 ‘글래디에이터’ 속 검투사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말한 게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로 황 회장은 자신이 몸담아온 금융업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자세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금융산업에 대한 비전과 정책의 부재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금융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만 신경쓸 게 아니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한국을 싱가포르와 홍콩에 버금가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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