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전날 오후 4시보다 165명 늘어난 7478명이라고 9일 발표했다. 사망자는 54명이다.
하루 800명 넘게 치솟던 국내 환자 증가폭은 크게 둔화했지만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20여 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11명은 인천 거주자다. 구로구는 이날 밤 이 사무실이 있는 빌딩 전체의 방역 소독 작업을 마치고, 사무실 공간에 대한 전면 폐쇄 명령을 내렸다.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도 이날까지 5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또 하나의 집단 감염지가 될 우려가 커졌다.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동안교회 전도사를 시작으로 그와 접촉한 27세 남성 2명, 25세 여성 1명이 8일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27세 한 남성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29세 여성도 이날 확진됐다.
병원 내 감염 위험도 높아졌다.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지하 2층 통증센터에서 환자 안내 업무를 맡아온 직원(35·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신천지 신도로 알려졌다. 병원 통증센터는 폐쇄됐다. 서울백병원에서도 3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78·여)가 8일 코로나19로 확진돼 병동 일부가 폐쇄됐다.
해외 상황도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96개 나라의 확진자는 이날 기준 10만 명을 넘었다. 지난달 21일 첫 환자가 나온 이탈리아 확진자는 7375명이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환자가 늘면서 유럽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었다. 해외 유행국에서 감염된 뒤 국내로 입국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경기 수원에서는 이탈리아 등을 다녀온 24세 남성이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일 서울 은평구에서는 스페인과 프랑스를 다녀온 33세 남성이 확진됐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국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국외 추가 유입을 억제하는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중국 등에 적용하는 특별검역 절차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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