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를 보유한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2월 말까지 5.38%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만기와 판매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다른 증권사를 통해 브라질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도 1~7%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가격은 상승했으나 헤알화 환율이 급등(헤알화 가치 급락)하면서 손실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2월 말까지 채권에서는 1.3% 수익이 났지만 환율에서 6.68% 정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채권은 일반적으로 헤알화 변동에 대한 환헤지(위험 회피)를 하지 않기 때문에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 수익률도 함께 떨어진다. 지난해 말 달러당 4.01헤알이던 헤알·달러 환율은 2월 말 4.50헤알로 12.22% 올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률(4.71%)보다 3배 가까이 높다.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월 말 기준 국내 브라질 국채 판매 잔액은 8조7518억원(주요 7개 증권사 합계)에 달한다. 헤알화 가치가 10%만 떨어져도 9000억원가량이 증발한다.
일각에서는 지금이 투자 적기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손사래를 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며 “떨어지는 칼날을 잡기보다 환 변동성이 완화될 때까지는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2%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헤알화 채권 금리 상승과 통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