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 비트코인도 '흔들'…글로벌 자산시장 영향 '촉각'

입력 2020-03-10 13:21   수정 2020-03-10 13:23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주가와 국제유가까지 급락하며 글로벌 시장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대안투자처로 부각되던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대표 암호화폐 비트코인 시세는 96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3일 전 가격에 비해 약 12% 하락한 수치로, 비트코인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폭락의 가장 큰 이유로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피해규모(약 3조원)를 기록한 중국계 다단계 스캠(사기) 프로젝트 ‘플러스토큰’을 꼽았다. 코로나19로 중국 내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플러스토큰 측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급하게 처분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폭락하기 직전인 지난 6일 오후 1시경 플러스토큰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지갑 주소에서 1만3122비트코인(당시 약 1400억원)이 수십개의 지갑 주소로 분산 이체돼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이후 비트코인은 3일 연속 떨어졌다.

시세가 연일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쏟아졌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시장 대학살 속에서 암호화폐도 피난처가 되지 못했다”며 “최근 세계 자산 시장이 강력한 하락세를 겪는 가운데 암호화폐가 경제적 혼란 상황에서 피난처로 활용된다는 주장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비트코인은 어제 기존 자산들 하락폭보다 큰 8%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좋은 헤지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 반작용으로 대안적 안전자산 수요가 몰려 비트코인 시세가 뛰었다. 이에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급락한 것에 놀랐다. 당연히 반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 예측했다”고 말했다.

다만 제한 추 케네틱 캐피탈 공동설립자 겸 파트너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의 붕괴와 원유 시장의 가파른 하락, 코로나19의 창궐이 도움을 줄 수도 있다”면서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올해 8%이상 상승한 시세를 유지 중이며 곧 다가올 반감기(4년마다 비트코인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 영향력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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