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이어 무선이어폰에서도 이동통신업계의 컬러마케팅 경쟁이 불 붙었다.
KT는 새로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버즈 플러스 빨간색을 독점 판매하기로 했다. 이통사로선 전용 색상 마케팅 효과가 상당하지만 정작 삼성 온·오프라인 매장에선 살 수 없게 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버즈 플러스 색상을 5가지로 출시했다. 지난달 14일 화이트·블랙·블루 색상을 선보였고, 전날 핑크와 레드 색상을 추가로 내놓았다.
이 가운데 레드 색상은 KT에서 독점 판매한다. KT 온라인 직영몰이나 대리점을 통해 구입해야 한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 디지털프라자 등에선 구매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는 "KT의 요청에 따라 레드 색상을 KT 전용으로 출시했다. 다른 이통사는 요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이통사는 갤럭시노트10, 갤럭시S20 시리즈 단말기 일부를 전용 색상으로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블루, KT는 레드를 택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10 출시 당시 전용 색상을 내놓지 않았던 LG유플러스도 올해 갤럭시S20 출시를 맞아 핑크를 전용 색상으로 꺼내들었다.
이통사의 컬러마케팅은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갤럭시S20 개통 첫날 SK텔레콤의 전체 개통 고객 중 '아우라 블루'를 선택한 비율은 30%, KT 공식 온라인몰 개통 고객 중 '아우라 레드'를 선택한 비율은 55%에 달했다.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핑크'를 선택한 비율도 41%를 나타냈다.
KT가 스마트폰에 이어 무선이어폰으로 전용 색상을 확대한 것도 컬러마케팅이 주효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T는 "컬러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노트10에 이어 갤S20에 레드 색상을 적용했다. 특히 20~30대 고객 반응이 좋다"며 "무선이어폰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갤럭시버즈 플러스도 레드 색상으로 독점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불만이다. 무선이어폰의 경우 KT 대리점에서 사면 되지만 특정 색상 스마트폰을 개통하려면 아예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단말기 색상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30대 직장인 문은혜 씨(가명)는 "갤럭시S20으로 스마트폰을 바꾸려 하는데 이용 중인 통신사에 원하는 색상이 없다. 가족결합 할인에 묶여 있어 다른 회사로 갈아타는 것도 어렵다"며 "단말기 색상을 다르게 출시하는 이유가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갤럭시버즈 플러스 레드 색상을 KT 전용으로 출시한다는 소식에 "왜 KT에서만 출시하느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갤럭시버즈 플러스 레드 색상은 KT 온라인몰이나 대리점 외에도 지마켓, 옥션, 신세계몰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선 구입할 수 있다. KT는 전용 대리점이 각사 온라인몰에 입점해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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