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이 확정된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이력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정의·공정을 앞세운 정의당이 '대리게임' 전력이 있는 류호정 후보를 비례대표 1번으로 배치했으며 비례대표 6번은 음주운전, 무면허로 4번이나 처벌받은 신장식 변호사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된 류호정 후보는 류 후보는 지난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온라인게임 계정을 지인들에게 공유해 등급을 올리다 적발되자 게임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류 후보는 남자친구에게 게임을 대리로 시켰다. 지난해 6월 '대리게임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는 대리게임이 불법이다.
정의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류 후보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입사한 게임회사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퇴사했다. 이후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재직했다.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한 경력이 있다.
류 후보는 논란이 확산되자 사과했지만 불공정한 수단으로 이익을 취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쉽게 비유하면 '대리시험'에 걸렸다고 보면 된다"고 비판했다.
비례대표 6번을 받은 신장식 변호사는 지난 2006~2007년 음주운전 1회·무면허운전 3회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총 6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신 변호사의 후보심사 과정에서 범죄경력 관련 문항에 음주·무면허운전 적시 없이 '도로교통법 위반'만 적어 냈지만 정의당 중앙당 공직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공심위)는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또는 추가 소명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적격으로 처리했다.
신 변호사는 고 노회찬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의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현재 노회찬재단 이사와 당 사법개혁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심상정, 조국 수호하더니 공정과 정의 아예 내다 버렸나"라고 저격했다.
하 의원은 "대리게임으로 등급 올리고 그 경력 써서 게임회사 들어간 사람이 정의당 비례대표 1번이다"라며 "공정과 정의에 큰 하자 있는 사람이 정의당 공천으로 최연소 21대 국회의원 예약한 것이다. 이것은 공정과 정의에 목말라 하는 청년들 우롱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충격적인 건 정의당이 대리게임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공천을 줬다는 것이다"라면서 "심상정 대표와 정의당은 불공정의 화신인 조국 편들어서 청년들 가슴에 피멍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불공정 대리게임으로 비난받는 사람을 비례 1번 줘서 국회의원 만들려 한다"면서 "조국 수호하다가 공정과 정의의 가치는 아예 쓰레기통에 내다 버린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보인 태도에 실망해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 조 전 장관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당시 심 대표는 "정의당 결정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사회의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또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과는 심 대표의 조 전 장관 지지가 민심을 헤아린 결정이 아니라 단지 당리당략에 의한 것이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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