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본X태라의 “Better Day”

입력 2020-03-16 14:26  


[이진주 기자] 좋아해서 시작한 일도 시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마련. 그러나 타국에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새 출발을 결심한 이본과 조금은 늦은 나이에 가수를 시작했지만 음악적 삶에 감사하다는 태라를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쏙 하고 들어간다.

그런 둘의 마음가짐을 담은 ‘Better Day’가 2월2일 세상 밖으로 나왔다. ‘All day 이곳에서 기쁨 만들고, Long day 오랫동안 부르고 싶고’라는 가사만 봐도 그들이 분명 빛을 발할 것을 예고하는데. 도저히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프로 의식으로 똘똘 뭉친 그들은 청순과 러블리 콘셉트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과시했다.

필요에 의해 만났지만 비즈니스 파트너라기보다 촬영 내내 부둥켜안으며 친자매 같은 케미를 자랑했다. 서로 입을 모아 다음 작업도 같이하고 싶다는 그들은 롤모델도 보아로 같았다. 지금 같은 시너지라면 쨍하고 해 뜰 날도 머지않은 이본과 태라를 bnt가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

태라: 재작년 12월, ‘미친 나’라는 솔로 싱글 앨범으로 데뷔한 1년 꽉 채운 갓 신인 가수다.


이본: 베트남 걸그룹 라임 출신으로 2017년 ‘서두르지 마’라는 곡으로 데뷔해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3년의 그룹 활동을 마무리하고 올해 ‘Better Day’로 한국에서 솔로 가수로 첫 정식 데뷔했다.



Q. 화보 촬영 소감

태라: 동생 미교가 bnt에서 두 차례 화보를 찍고 와서는 내게 보여줬다. 그때는 막연하게 ‘나도 찍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렇게 찍을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고 즐겁게 촬영했다.

이본: 라임 멤버들과 bnt 촬영을 몇 번 했었지만 이번 솔로 활동으로는 첫 촬영이어서 설레고 재미있었다.

Q. 같이 작업하게 된 계기

태라: 베트남에서 활동했던 친구가 이번에 한국에서 신곡을 낸다고 들었다. 랩도 한국어도 잘한다고 소개를 받고 원래는 피처링으로만 참여할 계획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듀엣이 결성됐다. 각자 솔로지만 지금은 팀 아닌 팀처럼 이번 곡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본: 한국에서 래퍼로 솔로 활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태라 언니를 소개받았다. 주변에서 목소리가 특별하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녹음까지 따로 진행하고 뮤직비디오 촬영 전날에서야 처음 봤는데 일로 만난 사람이라기보다는 여러모로 잘 챙겨주고 친언니 같아서 좋았다.

Q. 서로 음식 취향은 잘 맞나

태라: 스케줄 있을 때만 만나다 보니 많이 만난 건 아니다. 그래도 아직 부딪힌 건 없었는데 이본이 베트남에서 혼자 와서 그런지 잘 챙겨 먹지 않더라. 오늘 촬영 전에도 점심으로 생선 요리를 먹었는데 잘 먹지 못해서 앞으로도 걱정이다.

이본: 아직 한식이 낯설고 잘 몰라서 메뉴 선정이 두려울 때가 많다. 처음 한국 와서도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사 먹었는데 한번은 태라 언니가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혼내기도 했다(웃음).

Q. 2월2일에 발매한 ‘Better Day’는 어떤 곡인가

태라: 한마디로 ‘실패와 절망을 맛보더라도 더 나은 날은 분명히 있다’라는 희망찬 노래로 템포 자체도 밝고 경쾌하다. 사람은 누구나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공감되는 노래가 아닐까.

이본: 직접 작사하진 않았지만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잘할 수 있다는 메시지와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Q. 차별화된 본인의 매력

태라: 다들 공통으로 얘기하는 내 매력은 잘 웃고 친화력 좋은 성격적인 부분이다. 또 목소리가 특이하다고 하는데 한번은 목소리만 듣고 ‘노래 잘 할 것 같다’는 칭찬도 들어봤다(웃음).

이본: 강점이라면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땐 노는 모습이 스스로 프로답다고 생각한다. 사실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의욕적인 부분도 매력이랄까.

Q. 이본은 베트남 1호 걸그룹인 라임이 되기까지 경쟁률이 치열했다던데

이본: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베트남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0000:1의 경쟁률을 뚫고 라임이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했다. 지금은 3년의 활동을 마치고 각자 솔로로 활동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상도 여러 번 받고 많이들 알아봐 주는 베트남 최초 걸그룹이었다.

Q. 그렇다면 타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어려움은 없나

이본: 제일 어려운 건 한국어다. 라임 때도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긴 했지만 오래 있던 게 아니라서 금세 잊어버리곤 했다. 이제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만큼 한국어 실력을 늘리는 게 우선이다. 한국 드라마를 찾아보면서 공부하기도 하고 가끔 태라 언니가 어려운 단어는 영어로 잘 설명해줘서 덕분에 많이 늘었다(웃음).

Q. 태라는 데뷔 전부터 유튜브에서 다수 곡 커버로 유명했다. 가수가 원래 꿈이었나

태라: 초등학생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스물네 살에 시작했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가수의 꿈을 놓지 못해서 실패하더라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도 일찍 시작했다면 조금만 힘들어도 금방 포기하고 좌절했을 텐데 그동안 가수에 대한 열망과 소중함을 느껴서인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포기할 생각이 안 나더라. ‘내가 어떻게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오히려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달까.

Q. 동생 미교도 가수인데 서로 고충을 잘 이해할 것 같다. 의지하는 편인가

태라: 가수로서는 미교가 선배니까 내가 더 의지하고 있다. 활동하는 동생을 보면서 ‘나도 저 무대에 있어야 하는데 왜 책상 앞에 앉아있을까’ 싶은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동생이 잘못한 게 아닌데도 괜히 시기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런 마음마저 이해해줘서 고마웠다. 지금은 서로 응원해주고 있다(웃음).

Q. 솔로곡 ‘미친 나’, ‘나 어쩔 수 없나봐’, ‘이제 와서야’ 모두 이별 곡이다. 스토리 사연이 있을까

태라: 내 사연을 바탕으로 쓴 건 아니지만 나 역시 연애를 해봤기 때문에 부르면서도 이별했을 때의 감정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 사람을 만나면 결혼하지 않는 이상은 이별을 하다 보니 공감이 큰 것 같다. 또 톤 자체가 높고 애절한 보이스라서 이별 곡만 부르게 된 것 같은데 이번에 신나고 발랄한 ‘Better Day’를 부를 수 있어 새롭고 재밌었다.


Q. 평소 성격과 쉬는 날에는 뭐하나

태라: 모두와 잘 어울리는 활발한 성격이다. 몸도 성격 따라가듯 좀처럼 집에 있기보다는 드라이브를 하거나 맛집을 찾아가는 등 많이 움직이는 편이다. 그래도 스케줄이 연달아 있을 때는 집에서 TV를 보거나 잠을 자면서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한다.

이본: 언니처럼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집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한국어 공부를 한다. 그래도 밝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은 에너지를 받는 편이라서 한국에서 밝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차에 언니를 만나게 돼서 정말 기뻤다.

Q.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태라: 최근 라디오 ‘나의 플레이리스트’ 일일 DJ를 했었다. 처음에는 부담 없이 여유 있게 잘하다가 갈수록 긴장한 것 같다. 그래도 ‘말 정말 잘한다’는 칭찬도 받고 천직 같아서 또 하고 싶다. 그리고 MBN ‘나는 자연인이다’와 MBC ‘나 혼자 산다’. 현지인들이 해주는 자연식을 먹어보고 싶고 꾸밈없는 일상도 공유하는 등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

이본: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라임 전 멤버들과 참여해보고 싶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기회가 생긴다면 숙소 근처인 홍대 맛집과 카페에 데려가고 싶다.

Q. 음악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

태라: 예능은 별다른 준비 없이 내 모습 그대로 보여줘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웃음). 또 연기를 전문적으로 하진 않더라도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다.

이본: 연기를 한번 해본 적 있는데 당시 캐릭터가 내 성격과 닮아서 어려움은 없었지만 다음에는 꾸며서 만들어내는 진짜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기회가 된다면 악기를 배워서 프로듀싱까지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Q. 피부와 몸매 관리

태라: 성인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면서 피부가 많이 망가졌다. 한번은 전문 한의원에서 로션 두 개와 도브 비누를 추천해줘서 2년 넘게 그렇게 관리하면서 많이 원상 복구된 편. 새벽이면 식욕이 왕성해져서 야식을 자주 먹었다. 그러다 체중 앞자리 수가 바뀐 걸 보고 안 되겠다 싶어 샐러드를 먹거나 단식한 지 일주일째다(웃음).

이본: 화장실을 자주 가더라도 하루에 물 3L 이상은 꼭 마시고 있다.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라서 갖가지 다이어트를 했었는데 요즘은 소식하는 바람에 따로 다이어트를 하진 않는다.

Q. 이본은 ‘2019 월드스타어워드’에서 라이징스타 상을 받았다. 수상 소감

이본: 한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진 않았는데 좋은 상을 주셔서 영광이다. 한국에서 새로운 음악 작업과 예능 프로그램 등 열심히 활동하는 게 목표다.

Q. 태라는 두 번째 팬 미팅을 마쳤다. 팬과의 조우 어땠나

태라: 솔로로 활동하기 전에 동생과 같이 데뷔하려고 곡도 받고 녹음까지 마쳤다. 하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현재 각자 활동 중인데 당시 팬들이 지금까지 응원해주고 있어 고마운 마음에 작년 12월 말 두 번째 팬 미팅을 가졌다. 올해부터는 팬들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더 의미 있는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

Q. 팬들에게 한마디

태라: 언제나 내가 무엇을 하든 든든하게 지켜 봐줘서 고맙다. 팬들에게 ‘부와 명예, 인기도 좋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눈감기 직전까지 평생 하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실망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한결같이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

이본: 우선 베트남 팬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주고 싶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베트남인이 거의 없어서 어려운 걸 도전하는 마음이다. 또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더 열심히 해서 자랑스럽게 해주고 싶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줬으면 좋겠다(웃음).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천유신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크로체나인 채성은 디자이너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이희수 디자이너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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