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코로나19 여파에 잘나가던 광고 실적 '흔들'

입력 2020-03-12 11:23   수정 2020-03-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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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가 서비스·유통업, 제조업을 넘어 인터넷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악재에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는 잘나가던 광고 매출에 제동이 걸리며 올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란히 떨어졌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네이버의 1분기 광고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1590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검색광고인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액 예상치도 기존 7560억원에서 7288억원으로 줄였다. 광고 매출이 줄면서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기존 1912억원에서 1703억원으로 10.9% 하향됐다.

카카오 광고 매출 역시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1분기 톡비즈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 2089억원에서 2040억원으로, 포털비즈 매출은 1375억원에서 1154억원으로 떨어트렸다. 1분기 영업익도 717억원에서 650억원으로 9.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경제지표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광고 사업은 경기 선행지표로 매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2월 이후 네이버·카카오의 광고 매출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성장한 6333억원이다. 작년 1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1422억원이다.

카카오의 지난해 포털비즈 부분 연매출은 약 5236억원, 지난해 1분기 매출은 126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4% 증가했다.


삼성증권도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인터넷 기업들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소비 위축으로 타격을 받는 유통·항공·여행사 광고주들이 광고 집행을 줄이면서 연쇄적으로 지난달 말부터 네이버와 카카오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다는 분석이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의 소비 심리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게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한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한 달 전(100.0)보다 0.4포인트 하락한 99.6으로 나타났다. 자료가 집계된 OECD 25개국 가운데 가장 큰 낙폭.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경기와 고용동향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터넷 기업들 광고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올해 이익 성장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웹툰·게임·동영상 등 콘텐츠 소비는 증가하지만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광고 실적 악화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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