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20 부동산대책'이 경기 수원·안양·의왕 등 풍선효과가 나타난 일부 지역 집값을 잡았지만, 이번엔 구리·오산 등 수도권 다른 지역 집값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매도심리 모두 위축됐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서울 일부지역을 비롯해 경기도 일부 도시에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교통호재·비규제' 수도권 지역 상승 '뚜렷'
12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상승해 전주와 같았다. 특히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0.41% 올라 지난주(0.3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2·20 대책으로 수원 아파트값이 빠지면서 지난달 경기 지역 집값 오름세가 잠시 줄긴 했지만, 최근 경기 내 다른 비규제지역을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가팔라지면서 집값이 다시 뛰었다.
별내선 연장이나 필봉터널 개통 등 교통호재가 있으면서, 아직까지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아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는 지역 위주로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구리(1.30%)·오산시(1.95%) 등이다. 구리에선 학교가 모여있는 토평동 '신명' 아파트(전용면적 84㎡)가 지난해 8월 6억4500만원에서 지난달 8억2000만원으로 6개월여만에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용인시(0.62%)는 세브란스병원의 개원을 앞두고 인기지역에서 매물부족 현상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수원시는 조정대상지역 확대와 단기급등 피로감 등으로 상승폭을 줄였음에도 0.76% 올랐다.
인천 아파트도 최근 가격이 급격히 뛴 탓에 다소 증가율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분양이 활발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호재가 있는 송도와 동춘동을 중심으로 연수구(0.77%) 집값이 많이 올랐다. 7호선 연장선 추진을 비롯해 국제업무단지, 하나금융타운 등 '청라국제도시 개발' 청사진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집값을 자극받은 청라가 있는 서구(0.38%)도 상승했다.
조정대상지역 후보로 거론되다가 빠졌던 대전(0.40%)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대전 동구는 원도심 내 혁신도시 유치 기대감에 중저가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오르며 주간 상승률이 지난주 0.41%에서 0.43%로 확대됐다. 서구(0.43%) 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인 탄방동 위주로 뛰었다.
서울 아파트값도 2개월 여만에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0.01%에서 0.02%로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12·16 규제의 철퇴를 맞은 강남권 고가 단지나 재건축 단지의 매수세는 줄었으나 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의 매수세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남구(-0.06%), 서초구(-0.06%), 송파구(-0.06%) 등 강남 3구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 강세 '지속'
전세시장은 서울 및 수도권 전역이 강세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4% 올라 지난주(0.04%) 상승폭을 유지했다.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의 경우 매물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인 '청담삼익' 아파트가 있는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0.08% 상승했다. 서초구(0.06%)도 높은 변동폭을 보였다.
매매값이 많이 오른 경기와 인천도 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에선 용인 수지구(0.45%)가 분당이 인접한 죽전동 및 성복·풍덕천동 신분당선 역세권 위주로 올랐다.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0.37%)과 선호도가 높은 정자동 역세권 대단지가 위치한 수원 장안구(0.32%)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천에선 부개·청천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부평구(0.28%)가 많이 올랐다. 7호선 연장 수혜를 입는 산곡동도 집값을 끌어올렸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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