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학년도 학업성적관리지침 및 학사일정 조정 안내’를 12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3주일 연기되면서 학사일정 조정에 혼란을 겪고 있는 학교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것이다. 권고 사항으로 강제성은 없다.
서울교육청은 중간고사는 필기시험 대신 수행평가 등 과정중심평가로 치를 것을 권장했다. 기말고사는 최대한 늦춰 여름방학 시작일과 인접해 시행하도록 권했다. 정답 이의 신청기간도 축소 운영하라고 안내했다. 모두 개학 연기로 짧아진 학기 내에 실제 수업시수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학사일정은 학교장 재량휴업일을 우선 감축하고, 여름·겨울방학을 균형 있게 조정해 방학을 최소 2주일 이상 확보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사일정 조정과 평가 방식은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할 문제로, 이번 권고안에 강제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너무 늦게 마련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학사일정 수정을 마친 학교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배포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교육청 권고안에 따라 여름방학을 2주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서울 상일동에 있는 한영외국어고는 교육당국의 개학 연기 결정에 따라 지난 3일 여름방학을 5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이 뒤늦게 권고안을 내려보내면서 추가 수정을 고려하게 됐다. 한영외고 관계자는 “아직 정식으로 교육청 공문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논의를 거친 뒤 필요에 따라 학사일정을 다시 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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