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비행기 떠야 하는데"…불안한 아시아나 ABS 투자자들

입력 2020-03-12 17:37   수정 2020-03-13 02:41

마켓인사이트 3월 12일 오후 3시2분

7000억원 규모 아시아나항공 자산유동화증권(ABS)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항에 머무는 비행기가 늘어나서다. ABS 원리금을 갚을 재원인 항공운임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4월 이후 ‘조기 지급 조건’이 발동돼 회사 재무 상황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색동이 시리즈 ABS 중 ‘색동이제22차1-16호(색동이16호)’의 장내 매매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130원(1.3%) 하락한 9900원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부터 내리기 시작해 1월 말 최고 1만700원 대비 7% 넘게 떨어졌다. 다른 70여 종의 색동이 시리즈 ABS 가격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색동이16호는 2022년 10월까지 액면 1만원당 연 690원(6.9%)의 이자를 지급하는 증권이다. 색동이 시리즈 ABS의 발행 잔액은 이날 현재 약 6800억원이다.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ABS 관련 항공운임 매출은 1월 대비 40~50% 감소했다. ABS는 과거 매출 실적을 고려해 필요한 원리금의 5배수 정도의 장래 매출 실적을 담보로 잡아놓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당장 돈을 떼일 걱정은 없다.

문제는 ABS에 달린 조기 지급 계약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실제 매출이 ABS 원리금 회수에 필요한 금액의 3배수 밑으로 내려와 3개월 연속 개선되지 않으면 조기 지급 계약 조항이 발동될 수 있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투자자들에게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승객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영수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조기 지급 조항이 발동할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ABS의 신용등급이 모두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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