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호 농협은행 개인고객부장(사진)은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 상반기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이 부장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시장 전반이 급격하게 움츠러들었다”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미·중 무역전쟁 합의, 반도체 상승 국면 등으로 투자 시장이 전년보다 좋아질 거라던 관측은 모두 물 건너갔다는 진단이다.
○“3개월은 투자 휴식기로”
이 부장은 1990년 농협은행에 입사, 31년째 일하고 있다. 강원영업본부 경영지원단장, 원주원일로지점장, 원주시지부장 등을 거쳐 올해 초 개인고객부장으로 승진했다. 개인고객부장은 3102만 명(지난해 12월 기준)에 달하는 농협은행 개인고객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그는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투자 시장의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장은 “3개월 정도는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통장이나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금을 넣어두는 것을 추천한다”며 “일종의 투자 휴식기를 가진다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불확실성이 수그러들기 시작할 때 투자처를 결정해야 손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개인고객 사이에선 안전자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이 벌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 4%
그럼에도 ‘이왕이면 한 푼이라도 더’ 이익을 낼 방법은 없느냐는 문의가 꾸준하다고 이 부장은 전했다. 그는 “투자를 꼭 해야겠다면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 적금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보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때 여러 상품에 분산 가입해 손실 우려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이 운영하는 모바일 자산관리 앱 스마트핌에선 한 번에 최대 6개 적립식 펀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예컨대 월 12만원을 붓는다면 6개 상품에 2만원씩 나눠 분산 설계해주는 식이다.
자산관리 목표 수익률로는 연 4% 수준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 전반이 요동칠 때 과도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안정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데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시장 상황에서든 자산관리 전략을 짤 때는 ‘분산 투자’를 명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부장도 평소 6~7개로 상품군을 나눠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최소한 3~4개 분야로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올해 ‘금리 노마드(유목민)’가 급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리 노마드는 0.1%포인트라도 이자를 더 주는 예금상품을 찾아 여러 은행을 전전하는 사람을 뜻한다. 하루만 맡겨도 금리를 얹어주는 소액저축통장이나 파킹통장이 주목받을 가능성도 내다봤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몰려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조만간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이르면 이달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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