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거래 낭패보지 않으려면…

입력 2020-03-15 15:22   수정 2020-03-15 15:24

저금리와 풍부한 시중 유동성 때문에 최근 몇 년간 상업용 부동산이 활발히 거래됐다. 투자자들은 초보든 베테랑이든 각자의 입장에서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따져 거래하려 한다. 그럼에도 여러 변수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임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예를 들어 ‘구분상가는 위험해 좋지 않다. 나는 건물에만 투자한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다. 나쁘지 않지만 항상 옳다고만 할 수 없다.

A씨는 수도권 역세권에 있는 근린생활상가 지상 3층에 있는 물건 투자를 제안받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서울은 아니지만 역을 중심으로 충분한 배후 수요가 있었다. 역으로의 접근성과 입지가 좋고 임차인이 병의원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살펴봤던 서울 소재 건물이나 구분상가 대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도 투자 결심에 한몫했다.

계약 며칠 뒤 매도자로부터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유는 임대차계약서 특약상 목적물 거래 시 임차인이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 때문이었다. 매도자가 이를 살피지 못하고 덜컥 계약해 버렸다는 것이다. 뒤늦게 임차인에게 거래 의향을 물었고 임차인의 매수 의지가 확고했다. A씨는 계약금과 계약금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받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수입원을 잃었다. 매도자 입장에서 손실은 없었다. 그러나 거래금액만 높아지고 이해관계인 모두 실익 없이 기회비용을 날린 셈이다. 상가시설 거래 전에는 현재 임차인과 계약된 임대차계약서의 특약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B씨는 지금껏 봐왔던 투자 대상보다 높은 수익률에 고무됐다.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역이라 수익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매도자는 병원을 운영하되 건물은 매각해 다른 곳에 재투자를 원한다고 했다. 투자만 하면 단일 임차인이 5년 동안 수익률을 보전해주는 안정적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만기 후 임차인이 나간다 하더라도 사전에 임차인을 새로 들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듯했다.

계약 후 2년여가 지난 뒤 병원 경영 악화로 더 이상 임대차계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제야 약정했던 임대료 수준이 주변 대비 20%가량 높다는 것을 알았다. 임차인이 나가고 반 년 가까이 공실을 낸 후에야 새로운 임차인을 구했다. 새 임대료는 주변 시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었고 수익률은 떨어졌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 우량 임차인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임차인의 임대수익률이 높다고 무조건 투자할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와의 수준 차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 작성 시 중도 퇴거에 대비한 페널티 항목과 재원을 미리 마련해 놓는 것도 필요하다.

조수연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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