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줄줄이 취소하는데…RBC헤리티지는 강행?

입력 2020-03-15 18:07   수정 2020-03-16 00:23

미국프로골프(PGA)투어 6개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줄줄이 취소’를 선언한 가운데, 일정상 바로 ‘다음 대회’가 돼버린 RBC헤리티지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일단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불안한 기류가 역력하다. RBC헤리티지는 지난해 최경주(50·사진)가 13개월여 만에 PGA투어에서 ‘톱10(공동 10위)’에 올랐던 대회다.

RBC헤리티지 대회조직위원회 측은 15일(한국시간) “계획대로 대회를 열기 위해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GA투어, 헤리티지클래식 재단과 함께 모든 관계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PGA투어와 소통하며 현재의 유동적인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에 취소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음달 16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에서 개최될 예정인 RBC헤리티지는 현재로선 PGA 투어 중 가장 빨리 열리는 대회다. 앞서 PGA투어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부터 4월 초 발레로텍사스오픈까지 모든 대회를 취소했고, 오거스타내셔널GC도 다음달 9일 개막 예정이던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RBC헤리티지도 결국 이번주 중 ‘취소 선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미국 골프계의 시각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비상 사태를 공식적으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마스터스가 세계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대회 일정을 변경하고, ‘국가 비상 사태’까지 선포된 마당에 일반 대회인 RBC헤리티지로선 강행할 마땅한 이유도,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또 전년도 이 대회 우승자 판정쭝(29·대만)은 앞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되고 싶지 않다”고 기권했다. 대회가 열려도 ‘디펜딩 챔프’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80)는 코로나19로 연기된 마스터스가 올해 안에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가)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다시 개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른 대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마스터스는 취소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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