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획과 벤처 투자의 공통점은

입력 2020-03-15 19:52  

[03월 15일(19:52)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연예 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아 신(新)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가수 비투비, 펜타곤, (여자)아이들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는 기존 아이에이치큐(IHQ)에서 브이티지엠피로 바뀌었습니다. IHQ가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 30.61%를 넘기면서죠.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 산하 IHQ의 자회사였지만 최근 매각이 추진됐습니다. 브이티코스메틱과 지엠피가 합병해 설립된 브이티지엠피는 화장품 제조·판매, 유통 및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업들을 정관에 추가할 예정입니다.

눈에 띄는 건 한국 제조 스타 굿즈(goods·상품)와 스타 콜라보 상품의 해외 유통업입니다. 스타 굿즈는 아이돌 등 스타의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상품을 말합니다. 달력, 머그컵, 양말, 다이어리 등 상품 종류는 다양합니다. 스타의 성공이 곧 여러 상품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한류 아이돌 스타의 굿즈는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스타의 파급력에 따라 굿즈의 사업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죠.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이번 정관 변경을 보면 앞으로 사업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스타 굿즈와 스타 콜라보 상품의 해외 유통업 외에도 국내외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위한 콘텐츠 제작과 발굴업, 해외 합작 법인 설립과 운영업 등이 그렇습니다. 해외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는 모습이 정관 변경에서 그대로 나타난 겁니다.

소셜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사업, 인플루언서(인터넷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와 쇼핑몰을 결합한 플랫폼 개발 사업 등도 최근 변화된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를 반영한 사업 결정으로 보입니다. 콘텐츠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유통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거든요.

큐브엔터테인먼트는 2006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갈려져 나와 우회 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습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설명할 사업 내용을 보면 한국 연예 기획 시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예 기획 사업은 연예인을 활용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는 모든 사업을 말합니다. 방송, 광고,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영역과 접점을 갖고 있죠. 광고 산업은 연예 기획 사업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요.

음반과 공연의 경우 필수품의 성격보단 사치품의 성격이 강합니다.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영향을 더 받는 구조입니다. 전통적인 연예 기획 사업에서 요즘엔 이벤트, 행사, 출판, 패션, 영화 등 스타와 결합 가능한 산업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신사업 목적을 적극 추가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기 변동의 움직임에 따라 각 영역들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해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답니다.

연예 기획 사업은 승자 독식의 성격이 짙습니다. 소수의 성공적인 음원이나 스타가 산업 전체 매출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런 특성으로 인해 하나의 성공적인 스타를 통해 실패한 투자비 등을 모두 회수하고 초과 수익을 확보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벤처 투자 공식과 비슷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최대주주가 바뀐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사업 확장을 통해 어떤 경영 전략을 보여줄 지 지켜보면 좋을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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