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도산 몰리는 美 셰일업체…돈 대준 월가도 '조마조마'

입력 2020-03-15 18:27   수정 2020-03-16 01:00

“피냄새가 나면서 상어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는 빚에 눌려 있는 셰일업계 도살의 시작일 수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석유 전쟁으로 촉발된 저유가로 미국 셰일업계가 줄도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초반까지 폭락한 지난 9일 뉴욕증시에서 미국의 대형 셰일오일 업체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주가는 하루 만에 52.01% 추락했다. 포천500에 167위에 올라 있는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 460억달러에서 달했으나 이날 11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380억달러에 라이벌 아데나코에너지를 인수한 이 회사에 유가 폭락에 따른 유동성 경색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마켓엑서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발행한 ‘BBB’ 투자등급 채권의 가격은 지난 한 주 만에 달러당 117센트에서 80센트로 급락했다.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665bp(1bp=0.01%포인트)로 벌어졌다.

셰일업체 채권 값 폭락 여파로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BBB등급 채권 금리는 9~11일 약 0.5%포인트 뛰어 연 3.24%에 달했다. 이런 상승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유가가 낮아질 경우 막대한 빚을 내 셰일오일을 채굴해온 업계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모건스탠리는 “저유가는 셰일업계가 발행한 3480억달러 규모의 BBB등급 채권 상당수를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리고 이는 미국 회사채 시장의 전반적인 긴장을 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부도 위험이 큰 회사로 체사피크에너지, 휘팅페트롤리엄, 안테로리소시스, 오아시스페트롤리엄, 레인지리소시스 등을 꼽았으며 옥시덴털과 아파치, 콘티넨털리소시스, 마라톤오일 등은 신용등급 강등을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셰일업계 등 미국 에너지 회사들이 2024년까지 상환해야 할 부채는 86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530억달러는 BBB등급으로, 대부분 투기등급 추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53억달러 수준이지만 2022년에는 257억달러로 늘어난다. 옥시덴털은 2021~2022년에 140억달러를 갚아야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일까지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전체적으로 290bp 커진 가운데 에너지 업체들의 스프레드는 841bp 폭증했다.

에너지 업체들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관련 대출이 많은 금융회사들도 위협받고 있다. 셰일의 주산지인 오클라호마주 최대 은행인 BOK파이낸셜은 9일 주가가 25.53% 떨어졌다. 총 자산이 400억달러(미국 25위)에 달하는 이 은행은 대출의 18.1%가 에너지 관련 대출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금의 108%에 달한다. JP모간, 씨티은행은 자본금의 7~15%가 에너지 투자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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