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16일 0시부터 유럽 전역 특별입국절차 대상"

입력 2020-03-16 09:36   수정 2020-03-16 09:54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 전역에 이날 0시를 기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해외유입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 지 여부를 조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이미 2만명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유럽 내 코로나19 상황을 전했다. 또 “독일과 프랑스의 확진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고, 유럽과 교류가 활발한 아프리카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 “이른 시일 안에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전 세계로 확대하는 절차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유럽 전역이 첫 번째 후속 조치가 된 것이다. 현재 유럽 외엔 중국과 일본, 이란에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중대본 회의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제 특정한 나라를 구분해서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게 별로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은 공항에 별도 개설된 해당국 전용 입국장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야 한다.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의 국내 거주지와 실제 연락처를 전달받아 직접 확인한 후 입국이 허용된다. 입국자들은 스마트폰에 ‘자가진단 앱(App)’을 설치하고, 국내 입국 후 14일간 건강상태나 증상 여부 등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정 총리는 국내 상황에 대해선 “긴급했던 순간이 지나고 다소 희망적인 신호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에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새로운 환자 발생이 23일 만에 두자리 수로 떨어지고, 사흘 연속 완치자가 신규 확진자 수를 능가했으며, 완치자 비율도 전체 환자의 10%를 넘었다”고 전했다. 또 “결코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 대구·경북에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집단감염에 대한 경계 태세 강화도 언급했다. 정 총리는 “위험 요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이미 발생한 집단발생 사례의 2차, 3차 감염 차단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철저한 대비만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구에서 서울로 온 정 총리는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과 매주 월요일에 여는 주례회동을 2주간 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동선을 최대한 겹치지 않게 짤 계획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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