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식당손님 65% '와르르'…"메르스보다 불황 더 길다"

입력 2020-03-16 10:47   수정 2020-03-16 10:4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식을 찾는 고객들이 갈수록 줄고 있다. 외식업계는 배달 지역 및 메뉴 확대로 대응하고 있지만, 과거 메르스 발병 때보다 외식업 불황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전국 음식점 6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업소의 누적 고객 감소율이 65.8%에 달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8일 때의 누적 고객 감소율 59.2%보다 6.6%포인트 더 떨어진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경상권의 평균 고객 감소율이 74%로 가장 높았다. 충청권과 강원도는 각각 72.2%, 70.7%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고,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세계적 대유행(팬더믹) 현실화에 외식 소비심리가 더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외식업계는 배달 서비스 확대와 각종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공차는 최근 300개 매장으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배달의민족의 서비스 지역을 넓힌 것이다.

bhc가 운영하는 큰맘할매순대국은 3월 한 달 동안 배달 앱 요기요를 통해 메뉴 주문 시 2000원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표 메뉴인 순대국과 뼈해장국, 수육국밥을 비롯해 순대국+할매토종순대와 같은 세트 메뉴도 할인을 전개한다.

외식 고객 위주였던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라그릴리아는 배달 전용 메뉴를 추가로 내놓았다. 샌드위치 박스, 핫도그 박스, 치킨랩 박스를 선보였으며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배달비는 받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배달 수요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선 배달이 외식 매출 공백을 상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외식업계 매출은 평균 34% 가량 급감했다"며 "3월 들어 휴업을 결정한 외식업체가 늘어나는 추세로, 메르스 당시 외식업 회복기간인 4~5개월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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