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대로 말하라’ 음문석이 장르물 최종 빌런의 새역사를 쓰고 있다. 충격 반전의 전율은 그래서 더 강렬했다.
OCN 토일 오리지널 ‘본 대로 말하라’에서 ‘그놈’ 강동식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 음문석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보통 최종 빌런이 밝혀지지 않은 장르물에선 모든 인물이 시청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그러나 사람 좋은 미소를 띤 순박한 홍운지구대 순경 강동식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예상치 못했기에 악의 존재감은 더욱 강하게 닥쳐왔다.
극 초반, 강동식은 홍운지구대 차수영(최수영)의 선배로 등장했다. 툴툴거리긴 해도, 밉지 않았고, 특유의 친근한 말투는 사람들의 경계심을 풀었다. 수영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강동식과 함께 있을 땐, 웃음을 터뜨렸다. 그뿐만 아니라, 광수대에 전입 발령이 난 수영을 응원한 것도, 그녀가 없어서 적적할 수영의 부친을 찾아가 살핀 것도 강동식이었다.
그런데 강동식이 순박한 순경이란 탈을 쓰고 잔혹성을 숨긴, 박하사탕 살인마 ‘그놈’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5년 전, 11명을 살해했고, 저를 안다는 듯 “‘그놈’이 피해자로부터 다음 피해자를 지목하게 하고 있다”고 프로파일링한 오현재(장혁)가 보란듯이 약혼녀 한이수(이시원)를 타깃으로 삼았다. 그 과정에서 황팀장(진서연)을 납치, 그녀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답인 현재의 약혼녀 한이수의 이름이 나올 때까지 극도의 고통을 안겼다.
특히 지난 13, 14회에서는 정체가 드러나자 폭주하기 시작했다. 최부장(장현성)에 이어 양형사(류승수)를 살해, 경찰 로비 한 가운데 시체를 떨어트리며 “너희들에게 주는 내 초대장”이라고 선포한 것. 이를 눈앞에서 목격한 수영과 황팀장뿐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한동안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그 충격이 컸다.
음문석은 어딘가에서 봤을 법한 평범한 이미지를 지닌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그의 전작에서 봐왔던 미워할 수 없는 장난끼는 시청자도 무장해제시켰다.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하는 전개에서 그의 등장은 유일하게 맘 편하게 미소지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놈’으로의 돌변 연기 역시 소름끼치게 완벽했다. 선과 악의 얼굴을 모두 가진 음문석의 존재감이 더 폭풍처럼 부각된 이유였다.
‘본 대로 말하라’는 매주 토, 일 밤 10시 50분 OCN에서 방송된다.
신지원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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