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석균 "아버지가 날 지지" vs 오영환 "조직 지원 없어 힘들어"

입력 2020-03-17 18:13   수정 2020-03-17 18:15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50) 예비후보가 17일 무소속으로 경기 의정부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아버지와 무소속 출마 문제를 상의했다"며 "아버지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해도 너를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문석균 "아버지에게 보고 배운 것 많아"


문 예비후보가 오후 2시께 의정부시청 건물로 들어서 브리핑룸으로 이동하는 동안 그의 지지자 100여명이 열렬히 환호하고 박수를 쳤다. 지지자들은 문 예비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파이팅'을 외쳤다. 이 같은 모습은 문 대표가 출마선언을 마치고 퇴장할 때도 반복됐다.

출마선언장에는 전날 문 예비후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정겸, 김영숙, 오범구 등 3명의 의정부시의원들이 함께 자리했다.

문 예비후보는 "국회의원은 2가지 일을 잘 해야 하는데 하나는 입법과 행정부 감시 등 국가적인 일이고, 또 하나는 지역구 사정을 잘 알고 살필 줄 알아야 한다"며 "나는 아버지 옆에서 체득하고 보고 배운 게 있기 때문에 그 적임자가 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환 후보를 겨냥해서는 "의정부는 보수적 동네다. 아버지는 국회의장까지 지내고 6선을 했지만 단 한번도 쉽게 이겨본 적이 없다. 갑구는 노후화된 보수적 동네다. 선거운동 한 달도 안 된 사람이 뭔가를 해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했다.

또 "(오영환 후보가) 훌륭한 청년이겠지만 (정말 훌륭한지는) 알 길이 없다"면서 "오 예비후보로부터 3번의 연락이 왔지만 모두 받지 않았다. 오 예비후보가 좀 더 진솔하게 의정부갑 사람들을 대하고 노력했더라면 좋았을 것이지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예비후보는 "아버지는 '선거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 만드는 것, 가치를 쌓아가는 것이라 표현했다'면서 "반드시 국회의원에 당선되겠다"고 다짐했다.

◆ 오영환 "문석균측 심정 이해돼"


반면 문 예비후보와 경쟁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환 후보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밤 새아침'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공천이 발표된 날부터 (문 예비후보에게)바로 연락을 드려 예의를 갖춰 만나뵙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인사를 드리고 말씀 여쭐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직 없이 선거를 준비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워낙 조직이나 인맥을 문 예비후보측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희로선 굉장히 힘겨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오 후보는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에 진통이 따르는 것 같다"며 "의정부갑 지역은 문희상 의장이 6선을 한 지역이고, 또 의장님과 함께 지역에서 민주당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오신 분들이 참 많기 때문에 어쩌면 반발하는 심정이 일부 이해된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의 지역구 세습 등 '아빠찬스' 논란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리더라도 더욱 부정적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 오영환 구하기에 나선 민주당


의정부갑 판세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무소속 출마자는 영원히 당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며 경고했지만 문 예비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더욱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치인들은 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 전용기 대학생위원장 등 민주당의 청년위원회와 청년영입인재들은 16일 공동기자회견문을 내고 "의정부갑에 전략공천을 받은 오영환 후보가 젊고 새롭다는 사실이 배척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문 예비후보가 조직을 동원해 오영환 후보를 왕따시키고 있다"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또 "(문 예비후보가) 오 후보에게 조리돌림에 가까운 정치적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며 "의정부갑 지역위원회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외면과 질시 속에 눈물 흘리는 오 후보는 갑이 아니라 오히려 을"이라고 호소했다.

청년 후보들은 "문 예비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것은 당이 아니라 국민의 무서운 심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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