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국내외 각종 오프라인 전시회와 수출상담회가 취소되고 있다. 해외 전시회 참가와 현지시장 조사 등 정상적인 해외 마케팅이 힘든 시기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잠재적인 바이어를 만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는 회원사 및 수출 중소기업들의 ‘비대면(untact)’ 수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불가피하게 공백 기간을 둘 수밖에 없는 기업에는 근본적인 수출 경쟁력 강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거래처와는 화상회의 및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원활하게 무역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출실적을 기반으로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단계별로 맞춤형 수출활력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협회는 국내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 상황으로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한층 멀리 도약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비대면 해외마케팅 돕는다
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마케팅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예를 들면,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할 외국어 카탈로그나 제품 사진, 상표 및 패키지(포장) 디자인 등을 업그레이드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신뢰할 만한 회사 연혁과 상세한 제품 카탈로그, 유튜브 홍보 영상, 전문 사진가가 찍은 수준 높은 제품 사진은 온라인 수출 마케팅에선 큰 강점이다.
해외 바이어와의 화상 수출상담도 중요한 요소다. 화상 상담은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기도 한다. 무역협회는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내 비즈니스센터에 첨단 화상 회의실을 구축했다. 13개 국내 지역본부 회의실에도 화상 상담 시스템을 설치했다. 전 세계 모든 국가 바이어들과 화상회의를 할 수 있도록 스카이프·줌(Zoom)·구글 행아웃 등 다양한 화상회의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하고 있다. 단순히 상대방의 얼굴을 마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서와 견적서, 카탈로그를 공유하며 회의할 수 있다.
협회가 여는 화상수출상담회에선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를 직접 매칭해준다. 협회가 품목별로 맞춤형 해외 바이어를 발굴한다. 현장자문위원이나 통번역위원(수출바우처 활용)이 옆에서 상담을 돕기도 한다. 상담회 후 이메일이나 화상전화, SNS를 통해 현지 바이어와 교신하는 과정에서도 자문을 제공한다. 수출 경험이 부족한 국내 기업이라도 이런 도움을 받아 수준 높은 온라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주요 지원 대상은 무역협회 주관 해외 마케팅 사업이나 전시·상담회에 신청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된 기업 등이다.
수출입 물류 현장 컨설팅
국가·지역 간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수출입 물류는 더 중요해졌다. 물건을 팔더라도 제대로 물류가 진행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
무역협회는 물류 전문가가 화주(수출물품)기업을 직접 방문해 물류 개선 및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한다. 지난해 85개사였던 지원 대상을 올해 중소 화주기업 100개사 안팎으로 늘렸다. 컨설팅을 담당할 전문기업 수와 서비스 범위도 확대했다. 법률자문과 전자상거래 분야를 추가했고 기업 수요 맞춤형 심화 컨설팅도 시행한다. 물류 전 단계를 포괄해 종합적인 진단을 해주고 무역협회의 물류인프라(물류포털)를 이용하도록 연계도 해준다.
컨설팅사로는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관세·통관 전문가(무역협회 FTA종합지원센터 소속 포함), 물류센터 운영사, 화재·적하 보험사, 법무법인(국제계약 및 클레임 자문),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참여하며 무역협회의 수출현장 전문위원 컨설팅도 병행한다. 3~4월 컨설팅사 및 지원을 받을 수출입기업을 선발해 상호 매칭하고 연말까지 컨설팅을 시행한다. ‘일반 컨설팅’(무료)은 1~2일 내 컨설팅을 완료한다. 최대 3개월까지 진행되는 ‘심화 컨설팅’은 기업에 적합한 물류 업무체계 진단 및 설계, 물류비 절감 방안 등을 진단한다. 이 경우 해당 기업에 일부 부담금이 발생한다.
‘2020 수출더하기+’ 프로젝트
무역협회는 기업의 수출 잠재력과 활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300개 회원사를 선정, 단계별 집중 육성·지원에 나선다. 수출 첫걸음-수출 도약-수출 회복 등 3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100개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4월께 대상 기업을 확정한다.
수출 경험이 없거나 초보 수출기업인 ‘첫걸음’ 단계에선 협회의 수출바우처(50만원 상당 금액으로 수출 지원 관련 서비스 이용)를 제공한다. 매칭된 수출현장자문위원이 주 1회 이상 컨설팅을 제공한다. 무역아카데미의 온라인 강좌(무역실무교육)도 들을 수 있다. 수출단체보험(중소중견 Plus+ 단체보험) 비용도 전액 지원한다. 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B2B 쇼핑사이트 트레이드코리아와 B2C해외판매 정보 포털인 케이몰24에 입점도 지원한다.
‘수출 도약’(연간 수출액 10만~200만달러)과 ‘수출 회복’ 대상 기업은 지원 규모가 커진다. 지원하는 무역진흥자금 추천 한도가 최대 3억원으로 상향된다. 수출바우처 규모도 200만원 이상 추가로 상향된다. 상담·수출·계약 등 일련의 과정은 물론, 무역통상 애로 및 자금상 어려움을 우선 지원한다. 오랜 기간 국내 중소기업들의 무역을 지원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제품을 구매할 바이어를 발굴, 지원한다. 국내외 혁신 스타트업과의 매칭을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에도 나선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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