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 과학자들에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개발하라' 지시"

입력 2020-03-19 15:10   수정 2020-06-17 00:02

중국 지도부가 정규군인 인민해방군 과학자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의 군과 과학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지도부가 다른 나라에서 먼저 백신을 개발하면 체면을 잃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SCMP에 "중국군 최고 지휘부인 중앙군사위원회가 인민해방군 군사의학과학원에 매일 백신을 개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겸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 인민해방군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중국공정원 원사이자 군사의학연구원의 연구원인 천웨이 소장이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천 소장은 2017년 세계에서 3번째로 에볼라 백신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중국공정원은 한국의 공학한림원과 비슷한 이공계 분야 석학 집단이다.

중국의 승인 조치는 미국이 16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곧바로 이어졌다.

미국 국립보건원(N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제약사 모더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시애틀의 카이저퍼머넌트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은 백신이 안전한지와 참가자의 면역 체계에 목표한 반응을 유도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1상이다. 이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면서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돼 상용화하는 단계까지는 1년에서 18개월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NIH는 예상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빠르면 오는 4월부터 백신을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상 시 일정한 범위 내에서 필수 임상시험 단계를 건너뛸 수 있다는 중국 의료법에 근거해서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미국보다 유연하면서도 국가적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백신을 조기에 출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시도 이와 별도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동물 실험을 시작했으며 다음달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SCMP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서는 1000여 명의 과학자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투입돼 총 9종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유전자 백신 개발 등 5가지의 각기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이르면 다음달부터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과학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연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중국 감염병 부문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9월께 인체에 접종 가능한 백신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 원사는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 백신을 개발하는 데 5개월이 넘게 걸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의 백신 개발은 미국과 비교해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이고, 대략 9월께 인체에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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