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맡는 AI 반도체 나온다

입력 2020-03-19 15:37   수정 2020-03-19 15:39


인텔이 인간이 냄새를 맡을 때 뇌의 신경망에서 이뤄지는 과정을 모사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뉴로모픽 칩 '로이히'에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뉴로모픽 칩은 뇌 구조를 모방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말한다. 이같이 '전자 코(Electronic nose)'를 갖춘 뉴로모픽 칩은 향후 일부 암을 진단하고 위험물질을 식별하는 등 화학·의학 등 관련 산업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기대된다.

인텔 연구팀과 코넬대 연구원들은 72개의 화학감지센서들을 이용해 순환하는 10가지 기체 상태의 냄새데이터 집합을 수집하고, 감지 센서를 통해 각각의 냄새에 대한 반응을 로이히 칩에 전송해 후각에 기초한 두뇌 회로를 모방하도록 하는 연구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로이히 칩은 실제 뇌에서 발견된 연산 원리를 컴퓨터 아키텍처에 적용한 뉴로모픽 칩이다. 인간의 감각을 모방하는 게 특징. 실시간 움직임 인식으로 AI 피부를 이용해 점자를 읽고 시각정보를 통해 방향을 설정하며 새로운 냄새 패턴을 배울 수 있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로이히 칩에 활용했다. 나빌 이맘 인텔 랩 뉴로모픽컴퓨팅그룹 선임 연구과학자(교수)는 "코넬대 연구팀은 동물의 생물학적 후각 체계를 연구해 동물이 냄새를 맡을 때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인텔은 이러한 뇌의 회로도와 전기적 반응에 기초해 알고리즘 구성을 도출, 이를 로이히 테스트 칩에 직접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히 칩은 아세톤 암모니아 메탄 등 10가지 냄새에 대한 신경 표현을 습득해 간섭을 강하게 받는 상황 속에서도 냄새들을 식별해낼 수 있다. 인텔 관계자는 "현재 가정에서의 연기 감지기와 일산화탄소 감지기는 센서를 사용해 대기에 유해 분자가 감지되면 경고음이 울릴 뿐, 분자들을 지능적 방법으로 분류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이 구현한 전자 코 시스템이 로봇에 장착되면 향후 환경 모니터링, 유해 물질 탐지, 공장에서의 품질 관리 등 산업 분야와 특정 냄새를 발사하는 질병들을 발견하는 등 의료 분야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맘 교수는 "개는 냄새로 일부 암을 찾아낼 수 있다. 더 정확한 장치로 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후각적 신호 감지 연구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맘 교수는 "가령 이탈리아산 딸기와 캘리포니아산 딸기의 향기는 다를 수 있으나 동일한 딸기로 분류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후각적 신호 감지 연구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인텔은 1억개의 신경세포(뉴런)를 갖춘 뉴로모픽 연구 시스템 '포호이키 스프링스'도 공개했다. 포호이키 스프링스에는 곤충 수준 뉴런을 지닌 로이히 칩 768개가 집적, 포유류급 인공 두뇌를 만들어냈다. 인텔이 개발한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 중 가장 크다.

포호이키 스피링스 칩은 기존 CPU로는 불가능한 까다로운 연산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500W(와트) 미만 전력 소모로도 기존 컴퓨터보다 최대 1000배 빨리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인텔 측은 부연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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