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국민연금…신한·우리금융 정조준

입력 2020-03-19 17:06   수정 2020-03-19 17:40


국민연금기금이 19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연금은 신한지주(9.76%)의 1대 주주, 우리금융(8.82%)의 2대 주주다.

조 회장과 손 회장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앞두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반대의견을 내놓으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이날 기금운용본부가 이들 기업에 대한 주총 의결권행사 방향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19일 제7차 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전문위는 신한금융지주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조용병)은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이달 초 두 금융지주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 적극적 주주활동 나서기 위해서다. 일반투자는 배당과 관련된 주주활동,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관 변경 요구, 회사 임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상법상 권한(해임청구권 등) 행사, 단순한 의견 전달 및 대외적 의사 표시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회사 임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권한 행사다.



조 회장의 경우 지난 1월 신한은행장 재임 시절 있었던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손 회장은 이달 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으면서 향후 3년간 금융권에서 일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은 각각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조 회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손 회장은 금감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해놨다.

국민연금이 이들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신한·우리금융의 주주총회는 표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25일, 신한금융은 26일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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