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10년 만에 '외환 공조' 복원…6000억弗로 실탄 늘려

입력 2020-03-20 00:23   수정 2020-03-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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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9일 오후 10시 미국 중앙은행(Fed)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한국과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는 8개국에 이르게 됐다.

캐나다(사전 한도 없음) 미국(600억달러 상당) 스위스(106억달러 상당) 중국(560억달러 상당) 호주(81억달러 상당) 말레이시아(47억달러 상당) 인도네시아(100억달러 상당) UAE(54억달러 상당) 등이다. 이 밖에 ‘아세안 10개국+한·중·일 3개국’의 다자 간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 체제를 통해서도 384억달러를 인출할 수 있다. 전체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는 사전 한도가 없는 캐나다를 제외하고도 193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2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091억7000만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6000억달러가 넘는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출렁이던 금융시장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것은 시중에 달러화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으로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시중에 풀어 달러 가뭄을 해소할 계획이다. 한국 원화가 외환보유액의 뒷받침을 받아야만 하는 ‘변두리 통화’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도 지닌다. 달러 보유액이 바닥나는 순간 원화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휴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대외신인도를 의심받을 때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해명에 나서야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6일 한·미 통화스와프의 실효성에 대해 “상당히 유효한 수단이고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훌륭한 안전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반기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회사와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등 외화 안전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며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는 것만으로도 금융·외환시장에서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 대해 “Fed가 주도해서 일사천리로 체결했다”며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 통화스와프는) 외화유동성 공급을 위한 추가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외화유동성이 부족하면 적기에 신속히 금융회사 등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금융회사와 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전반적인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익환/서민준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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