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D-7 한진, 조현아 연합 주장 '팩트체크'…"투명경영 논할 자격 있나"

입력 2020-03-20 11:37   수정 2020-03-20 13:27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일주일 앞둔 20일 한진그룹이 그동안 ‘반(反) 조원태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의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 형식으로 총체적 반박에 나섰다. 3자 주주연합이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지향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자격에 의문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사실은 이렇습니다'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3자 주주연합의 주장에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로부터 투자를 받은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3자 주주연합은 그동안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 경영 등을 지향한다고 밝혔지만 과거 업력 등에 비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진그룹은 "반도건설의 권홍사 회장과 아들인 권재현 상무는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를 소유하고 있고, 지주사가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라며 "특히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라고 꼬집었다.

또한 권 회장이 소액주주를 위한 목적의 '차등배당제도'를 악용해 아들인 권 상무에게 3년간 639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조세회피 의혹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한진그룹은 "KCGI에 투자한 조선내화의 경우 4대에 걸친 오너 가족이 주주명부에 올라 있고, 이사회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았다"며 "보상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로 골프장, 언론사, 자동차 기계부품사 등 주력사업과 관계없는 회사를 여러 개 거느리고 있는 구조로 투명 경영, 지배구조 개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3자 주주연합 측 주장도 '시장과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3자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강성부 KCGI 대표가 자신들이 '먹튀'가 아닌 장기 투자자라고 주장하며 "주요 펀드의 최종 만기가 14년"이라고 제시한 근거에도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그룹은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제1호 PEF)',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제1호의 5 PEF)'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1호 PEF는 등기부에 존속기간 연장에 관한 내용이 없고, 제1호의 5 PEF는 2년씩 2회 연장이 등기돼 있으나 대부분 투자자의 전원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한 7개의 KCGI PEF는 투자자들이 3년 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KCGI가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단기투자 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또 3자 연합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현재 상황을 경영 실패로 규정하고 일본항공(JAL)의 회생 사례를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한진그룹의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JAL의 회생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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