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쓰는 수건 세균 번식 위험…실내 환기 자주하고 손 깨끗이 씻어야"

입력 2020-03-20 15:06   수정 2020-03-21 01:5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개인 위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와 각종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평소 무심코 하는 습관 때문에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오한진 대전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 생활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라고 했다.

가족끼리 질환이 전파되는 가장 흔한 매개체는 수건이다. 수건은 한 번만 써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수건에 얼굴을 닦으면서 피부 각질과 피부세포, 피지, 각종 분비물이 옮겨간다. 이들과 함께 세균, 곰팡이 포자도 수건으로 옮겨갈 위험이 있다. 수건을 걸어두는 욕실은 온도와 습도가 높다.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다. 수건을 가족 구성원이 함께 쓰다 보면 이를 통해 감기, 눈병, 전염성 피부병 등을 옮길 위험이 있다. 가능한 한 수건은 따로 사용해야 한다.

면도기를 함께 쓰는 것도 금물이다. 면도할 때 피부에 미세한 상처가 날 위험이 있다. 피가 날 정도로 베이기도 한다. 이런 상처를 통해 균에 감염되기 쉽다. 손톱깎이나 욕실매트도 위험하다. 손톱깎이를 통해 어른들의 무좀균이 아이들에게 전해질 위험이 있다. 무좀에 걸린 사람과 발매트를 함께 사용하면 무좀균이 옮겨갈 위험도 있다. 오 교수는 “무좀균이 옮겨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중목욕탕을 다녀온 뒤 집에서 발을 다시 한번 씻는 것이 좋다”며 “집에 면역력이 약해 무좀에 걸리기 쉬운 만성질환자가 있다면 가족들이 발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애완동물을 키울 때도 주의해야 한다. 동물을 통해 회충, 촌충, 십이지장충 등 기생충이 생길 위험이 있다. 피부기생충, 곰팡이성 피부병이 동물을 통해 옮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많은 톡소플라스마라는 기생충은 심장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심근염, 뇌염, 폐렴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을 처리한 뒤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이콜라이 장염이 생겨 심한 복통, 설사를 할 위험이 높다.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개나 고양이의 털이 입에 들어가 알레르기성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오 교수는 “애완동물로부터 병을 옮지 않으려면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입맞춤을 하거나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절대 금물이고 배설물은 즉시 치워야 한다”고 했다. 배설물을 처리할 때는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진공청소기로 집안에 날리는 털을 최대한 제거하고 애완동물에게 2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무실에서 매일 만지는 키보드, 마우스에도 다양한 병원균이 묻어 증식한다. 음식 부스러기가 자판 틈에 떨어져 있다가 습기 등과 결합하면 균이 자라는 최적의 서식지로 변한다. 사무실에서 공동으로 쓰는 전화에도 세균이 많이 묻어 있다. 오래된 책과 흔히 쓰는 돈도 마찬가지다. 살모넬라, 시겔라 등 식중독균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 교수는 “책장을 넘기거나 돈을 셀 때는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행동은 수많은 병균을 입 속에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독서한 뒤나 돈을 센 뒤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환기가 중요하다. 공기청정기가 도움이 되지만 무거운 항원을 제거하는 데는 효과적이지 않다. 실내 습도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호흡기 점막이 수분을 충분히 머금고 섬모가 활발히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루 8차례 이상, 30초 넘게 비누로 꼼꼼히 손을 씻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기 전, 음식을 조리하기 전, 화장실을 이용한 뒤에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을 때는 충분히 비누칠을 해 거품을 낸 뒤 물로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이후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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