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반한 종교시설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이 전날 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가 첫 제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방역지침을 위반한 서울시 사랑제일교회 등에 대해 집회 금지명령 등 단호한 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내놓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대책’에서 오는 4월 5일까지 종교시설·실내체육시설·유흥시설 운영을 2주간 중단하라고 발표했다. 이를 어기면 최대 300만원 벌금을 부과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치료비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 개신교회는 지난 22일 주일 예배를 했다. 서울 장위동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1983년 전광훈 목사가 설립했다. 전 목사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중이다. 이 밖에 연세중앙교회, 사랑제일장로교회, 임마누엘교회 등도 같은 날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했다. 해당 교회들은 ‘2m 떨어져 앉기’를 비롯한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대부분 지키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정 총리는 “지금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황”이라며 “행정명령이 엄포로만 받아들여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학 전까지 코로나19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북미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정 총리는 “미국의 확진자도 순식간에 3만명을 넘어섰다”며 “실효성 있는 강화조치를 채택할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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