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의 4·15총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빅매치'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최대 승부처는 전체 지역구 253석 중 121석이 달린 수도권이다. 4년 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82석을 얻으면서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수도권 선거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차기 대권 판도까지 좌우할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다.
종로에서는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후보(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당 대표)가 대결한다. 두 사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추미매 법무장관 지역구였던 서울 광진을도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에는 서울시장을 지낸 오세훈 통합당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광진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수진영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험지다.
오 후보가 광진을에서 승리한다면 정치적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광진을에 도전한다. 인지도 높은 두 사람의 대결이라 광진을은 핫한 지역구로 꼽히고 있다.
서울 구로을에서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민주당)과 김용태 통합당 후보가 대결한다.
이밖에 서울 지역에서는 전현직 판사 간 대결이 펼쳐지는 서울 동작을도 주목받고 있다. 4선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버티고 있는 이곳에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수진 전 판사를 전략공천했다.
경기권에서는 안양 동안을이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례적으로 이재정 민주당(비례대표)·심재철 통합당·추혜선 정의당 후보(비례대표) 등 현역 의원 3명이 출마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인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경기 의정부갑도 격전지다.
현재 민주당 오영환 후보와 통합당 강세창 후보가 대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전 부위원장이 출마하면서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에서는 이용우 민주당 후보(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김현아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고양정은 진보세가 강한 곳이지만 3기 신도시 개발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산 지역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불허다.
경기 남양주병은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법무부의 법무·검찰과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용민 민주당 후보와 조 전 장관의 저격수로 활동했던 주광덕 통합당 의원이 대결해 이목을 끈다.
인천 지역에선 연수을이 주목받고 있다. 정의당 당대표였던 이정미 의원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통합당에서는 현역인 민경욱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현주 전 의원과의 3파전이 예상됐지만, 최근 다시 공천지역으로 변경됐다. 민경욱-민현주 두 후보 간 승부가 갈리면 최종 대진표가 완성된다.
인천 동구·미추홀을에서는 통합당 출신인 현역 윤상현 의원이 공천 배제에 이의를 제기하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3파전이 펼쳐지게 됐다.
동구·미추홀을은 과거 인천 남구을이던 18~20대 총선에서 모두 윤 의원을 선택해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윤 의원은 20대 총선 때도 욕설 발언 논란으로 인해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복당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현재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통합당 안상수 후보가 뛰고 있다.
보수 텃밭 영남에서도 빅매치가 줄이어 성사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4선의 주호영 통합당 의원(수성을)이 지역구를 옮겨 대권 잠룡 김부겸 민주당 의원(수성갑)과 맞붙는다.
민주당 현역이 버티고 있는 대구 북구 을도 관심 지역이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에 맞서 통합당에서는 김승수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출마한다.
경북에서는 구미을이 격전지로 꼽힌다.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라 그동안 보수진영이 강세였지만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단체장이 당선됐다.
민주당에서는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이 출마했고, 통합당에서는 김영식 전 금오공대 총장이 공천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진구 갑에서 빅매치가 이뤄졌다. 현역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통합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대결한다.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박재호 후보와 고향인 부산에서 3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이언주 후보가 맞붙는 부산 남구을도 관심 지역이다.
부산 북강서갑에서는 현역인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통합당 후보가 4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강세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호남 지역구 상당수를 빼앗겼었다. 이번엔 호남에 걸린 28석 중 대부분을 되찾아 올 것으로 예상된다.
목포 지역구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민주당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윤소하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도 3선을 지낸 정읍·고창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 유 대표의 상대는 민주당 윤준병 전북도당 정읍고창 지역위원장이다.
전북 전주병에서는 김성주 민주당 후보(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와 정동영 민생당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충청권에서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박수현 민주당 후보(전 청와대 대변인)와 정진석 통합당 후보(현 의원)가 다시 맞붙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민주당 후보는 통합당 박덕흠 의원과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대결한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충북 청주흥덕구에서 3선 고지에 오를지 주목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지역구를 물려받은 도 의원은 문재인 정권 첫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그의 맞상대는 정우택 통합당 의원이다. 4선인 정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 도지사, 원내대표·당대표권한대행 등을 거친 거물급 인사다. 정 의원이 상당구에서 흥덕구로 지역을 옮기면서 현역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강원권에서는 돌아온 '노무현의 남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파급력이 얼마나 미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이광재 민주당 후보는 원주갑에서 박정하 통합당 후보(전 청와대 대변인)와 대결한다.
제주도에서는 민주당이 5연속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지난 총선까지 제주도 3개 지역구를 모두 차지해 왔다.
다만 제주갑에서는 민주당이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전략공천하면서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혼전 양상이다. 통합당에서는 장성철 후보가 공천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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