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 더캡슐 대표 "숙박시장에 1인 맞춤형 공간으로 새 가치 창출"

입력 2020-06-21 16:46   수정 2020-06-22 00:40

“기존 부동산 시장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행 ‘단기 1인 맞춤형 공간’이라는 새로운 틈새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정승호 대표(32·사진)가 숙박업체인 더캡슐을 프롭테크(부동산 스타트업)라고 설명한 이유다. 앞으로 운용 사업장을 대폭 늘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머무르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유 회사에 다녔던 정 대표는 2014년 셰일가스 혁명 때문에 정유업계가 구조조정하는 것을 보고 창업에 나섰다. 2015년 서울 동대문구에 혼자 살 때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는 걸 보고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던 한진욱 공동대표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했다. 2017년 투자은행에서 호텔 부동산 투자업무를 맡았던 허준행 공동대표도 합류해 더캡슐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숙박업에 몸담으면서 1인 경제가 커지는 통계와 자료에 주목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여행자 3명 중 1명(31.5%)은 혼자 다니는 ‘솔로 트래블러’였다.

지난해 3월 서울 을지로4가 인근에 있는 더캡슐 1호점을 열고 영업에 나섰다. 건물주를 설득해 당초 창고로 사용하던 부지를 리모델링했다. 대지 84㎡의 6층짜리 키다리 건물이었다. 캡슐(폭과 높이 1.2m, 깊이 2.2m) 34실을 연면적 219㎡ 건물에 배치했다. 주중은 비즈니스 고객, 주말은 관광객이 채워주고 있다. 부킹닷컴에서 평점이 특급호텔과 맞먹는 8.7점으로 높을 정도로 이용객들의 평가도 좋다. 정 대표는 “비용 효율화를 위해 칫솔 등 기본 물품은 제공하지 않는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이 원하는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달 객실 가동률이 절반 이상을 회복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일본처럼 국내 1인 숙박시설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일본은 1979년 캡슐 호텔을 처음 선보인 이후 수면실 등 다양한 형태의 캡슐 호텔이 등장했다”며 “국내에서도 수요층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잠재적인 수요처로 고속도로 휴게실, 경찰서와 소방서 숙직실 등을 꼽았다. 지난해 10월 한국관광공사의 예비관광벤처로 선정됐다. 그 지원금으로 고급호텔에만 있던 IoT 시스템을 캡슐 호텔용으로 개발했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벤처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 벤처인증을 받았다.

정 대표는 캡슐 호텔을 늘리기 위해 종로 명동 등 서울 주요 지역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마스터리스처럼 장기간 임차하거나 운영 대행을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레지던스로 운영하거나 개발하는 사업도 중장기적으로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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