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신약개발기업 팜캐드(PharmCADD)가 자가면역 치료제 바이오 기업인 젠센에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발굴한 다발성 경화증 신약후보물질을 이전하고 마일스톤(최대 12억원)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팜캐드는 인공지능(AI) 기술과 분자동역학, 양자물리학을 접목해 자체 개발한 인실리코 약물개발 플랫폼(In-silico Drug Design Platform) '파뮬레이터'로 가장 최적화된 다발성 경화증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젠센은 세포실험(cell-based assay)과 비임상 실험을 실행, 이 후보물질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팜캐드는 이번 계약으로 젠센으로부터 초기 계약금을 지급받고, 추가로 개발단계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100만달러를 지급받게 된다. 임상실험 단계 및 허가 이후 매출액에 따라 최대 5억달러가량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우상욱 팜캐드 대표는 "자가면역 분야에서 수 십 년간의 전문성을 보유한 젠센 연구진과의 협업이라 더욱 기대가 크다"라며 "물질 최적화 과정에서 양사의 AI 기술과 생명과학의 노하우를 결합하면 약물 디자인 과정에서 매우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전했다.
젠센은 루푸스 및 여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로, 최근 글로벌제약사인 세엘진(Celgene)에서 자가면역 질환과 항암제 개발 연구를 수행해 온 조의정 박사(52)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조 연구소장은 세엘진 입사 전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에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인 오자니모드(Ozanimod)의 초기 히트 물질 도출과 작용 기전 연구를 이끈 자가면역 분야 글로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성호 젠센 대표는 "인체 내 분포도가 특정 조직에 국한된 단백질을 타깃으로 선정해 기존약들에 비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이번 목표"라며 "젠센이 선정한 타깃은 현재까지 구조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아 그동안 연구가 어려웠는데 AI로 막단백질의 구조예측과 타겟-약물후보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다면 초기 개발과정은 훨씬 수월해 질 것"이라고 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조직에 위치한 신경을 전달하는 경로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며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몸 밖의 물질이 아닌 우리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게 되는 자가 면역기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은 2018년 기준으로 28조원(매년 평균 6%대).
한편, 팜캐드가 개발한 파뮬레이터는 약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 화합물 데이터베이스(ChEMBL)에서 선별한 약 10만개의 저분자화합물 정보에 AI 딥러닝 알고리즘, 분자동역학(Molecular Dynamics), 양자역학을 결합해 개발한 컴퓨터 플랫폼이다. 파뮬레이터를 이용하면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후보물질 선별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팜캐드의 설명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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