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는 불만 비췄던 램프…이젠 운전자 의도 전달하는 수단으로

입력 2020-03-24 15:26   수정 2020-03-24 15:28

19세기 말 내연 기관 자동차는 선망과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자동차 램프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어두운 밤길에서 사고 위험이 뒤따르기도 했다. 운전자에게는 주변 환경을 밝혀주고, 보행자에게는 자동차가 다가옴을 알려주는 램프가 개발되기 시작한 이유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램프 기술의 본질은 빛을 통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주변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20세기 들어서는 광원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초창기 호롱불 형태의 오일램프부터 시작해 백열전구, 할로겐, 고휘도가스방전(HID) 램프와 같은 광원들이 차례로 개발되며 주변을 더욱 밝게 볼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기존 램프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LED 램프의 장점은 전구 램프보다 수명이 길고, 광원의 광량이 높아 운전자에게 훨씬 밝은 시야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운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위를 잘 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리고 싶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선 차량이나 마주오는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 때문에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상향등을 끄고 운전한다. 최근에는 상향등을 항상 켤 수 있는 램프가 출시되고 있다.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ADB)이 대표적이다.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다른 차량을 인식하고, 선행 차량이나 맞은편 차량이 있는 구간만 빛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에게 눈부심을 주지 않고 상향등을 켜고 운전할 수 있다.

램프는 본래 목적대로 주변 환경을 잘 보게 해주는 용도뿐 아니라 다양한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서도 진화하고 있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 램프 디자인이 차량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램프 디자인을 통해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반투과 거울 등 새로운 기술이 램프에 접목돼 다양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렌티큘러 렌즈를 사용해 엠블럼 등을 3차원(3D) 이미지로 나타내는 램프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램프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주변과의 상호 작용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램프를 통해 주변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자동차 그릴부와 램프의 영역 구분이 사라지면서 램프가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초기의 램프가 단순히 자동차와 주변 환경을 파악할 수 있는 원초적인 정보를 주는 데 그쳤다면 현재의 램프는 방향 지시등, 비상등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전달한다. 특정한 동작을 취함으로써 정보뿐 아니라 감정도 나타내는 것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램프는 더욱 다양한 알림 수단으로, 본연의 목적 그 이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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