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는 대학 시절 학보사 기사를 통해 주도면밀함을 과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인천 모 전문대 학모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따르면 조씨는 2014년 11월 학보에서 '실수를 기회로'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자신이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인다고 썼다. 조씨는 이 학보사의 편집국장을 지냈다.
조씨는 칼럼에서 1년 전 수능 시험을 볼 당시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이 한국지리였지만 시험 후 절반 이상을 틀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썼다. 그러나 지나간 시험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실수를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학보 제작 때도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실수들은 신문이 종이로 인쇄되어 나오는 순간부터 보이게 된다"며 "그럴 때면 머리를 움켜쥐고 책상에 몇 차례 내리박는다"고 썼다.
그는 "며칠이고 속이 타고 가끔은 눈물이 찔끔 나올 때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조씨는 "'정말 노력했는데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하고 자책도 끊임없이 한다"면서 "하지만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 이 또한 위안 삼아 좋게 생각하려 한다"고 다짐하면서 기사를 마무리했다.
조씨는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이달 19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이 조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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