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청약 광풍' 이유 있네

입력 2020-03-27 17:13   수정 2020-03-28 10: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아파트 분양 시장은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인천 송도에는 6만 명 가까운 청약자가 몰렸고, 부산 해운대에도 청약통장 2만여 개가 접수됐다. 코로나19 타격이 큰 대구에서도 1순위에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나 비규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분양 시장을 찾는 실수요가 여전히 건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분양 시장은 ‘코로나 무풍지대’

특히 비규제지역의 분양 열기가 뜨겁다. 현대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1공구 B2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에는 지난 24일 인천에서 역대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전체 80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만8021명이 신청해 평균 72.1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인천 백운2구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부평’도 487가구 모집에 4만1048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84.28 대 1에 달했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대구에서도 청약통장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대구 남구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403가구) 1순위 청약에 총 7118건의 청약통장이 들어왔다. 앞서 4일에는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가 1순위 평균 경쟁률 141 대 1을 기록했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서는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도 18일 전 주택형이 세 자릿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총 88가구 모집에 1만9928명이 몰려 평균 226.4 대 1을 기록했다.

규제지역에서도 청약시장은 건재하다. 경기 과천에서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과천 제이드자이’는 132가구 모집에 2만5560명이 몰려 평균 19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6일 서울 마곡9단지는 총 252가구 모집에 3만6999명이 신청했다. 오는 30일에는 1순위 청약을 받는 ‘르엘 신반포’도 흥행이 점쳐진다. 올해 서울지역 첫 분양으로 분양가가 인근 ‘신반포 센트럴자이’(4월 입주) 조합원 입주권 호가보다 10억원 이상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풍선 효과’에 새 집 선호 여전

전문가들은 서울 등이 집중 규제를 받으면서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의 주간 아파트 매매 상승률이 3월 들어 0.42%, 0.38%, 0.53%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규제지역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짧아 단기 차익도 노릴 수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최근 비규제지역 청약 시장에는 실수요자도 많지만 투자 차익을 노리는 유주택자가 적지 않다”며 “비규제지역은 추첨제 비율(전용 85㎡ 이하 60%, 전용 85㎡ 초과 100%)이 높다는 점도 유주택자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비규제지역은 담보인정비율(LTV)이 70%이기 때문에 투기과열지구(40%) 및 조정대상지역(50%)보다 많은 대출이 가능하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인 경우 계약금을 제외한 대부분을 빌릴 수 있다.

규제지역에서는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여전하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은 당장 전매가 되지 않지만 길게 놓고 보면 새 아파트 희소성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입주가구 수는 작년 4만3105가구에서 △올해 4만1913가구 △2021년 2만1993가구 △2022년 1만2700가구 등으로 계속 줄어든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로 분양가가 싸기 때문에 청약 시장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민기/최다은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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