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입국자는 전수조사, 美는 유증상자만 검사…'검역 일관성' 논란

입력 2020-03-25 17:24   수정 2020-03-26 01:0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대유행으로 확산하면서 해외 유입 환자가 국내 신규 확진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 질환이 처음 유행한 중국은 소강상태지만 미국 유럽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면서다. 유럽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방역당국은 27일부터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 검역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확진자 절반 이상이 해외 유입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4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100명 증가해 전체 환자는 9137명이라고 25일 발표했다.

신규 환자 중 51명이 해외에서 감염된 뒤 입국한 해외 유입 환자다. 유럽에서 감염된 환자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3명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 유입 환자는 지난 23일 18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28.2%를 차지했고 24일 25명(32.9%)으로 늘었다. 해외 유입 환자가 늘면서 추가 입국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해외 입국자의 85~90% 정도가 유학생이나 해외 주재관과 가족 등 한국인”이라고 했다. 입국금지를 하면 내국인 입국이 제한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해외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 51명 중 외국인은 7명뿐이다.

이들 중 34명은 검역 단계에서 발열 등이 확인돼 격리됐지만 17명은 지역사회 활동을 하다가 확진됐다. 중국에서 입국한 환자로 인해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1차 유행,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2차 유행을 지나 해외 유입 환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3차 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날 기준 대구·경북 확진자는 19명이다. 이 지역 밖에서 발생한 환자가 더 많아진 것은 지난 23일 이후 3일째다.

미국발 유증상 입국자만 검사

미국에서 유입되는 확진자가 늘면서 방역당국은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입국자는 모두 검사하기로 한 유럽과 달리 유증상자만 진단검사를 한다. 검사 우선순위 등을 고려한 조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하루에 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총량이 1만5000건이고 최대 하루 2만 건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험도를 평가하면서 위험순위가 높은 집단에 진단검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유럽보다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해 전수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때만 진단한다. 양성이면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받아야 한다. 증상이 없어도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자가격리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는다. 24일 기준 미국발 입국자는 2265명, 유럽은 2071명이었다. 정 본부장은 “유럽은 항공기당 1~2명 정도 양성이 나온다”며 “전체 입국자 중 유증상으로 신고하는 사람은 10% 정도”라고 했다. 매일 220명가량의 미국 입국자가 검사 대상이라는 의미다.

대구지역 사회복지시설과 요양병원 전수조사는 마무리됐다. 3만2990명이 검사를 받았고 이 중 224명(0.7%)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규모로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어서면서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해제된 환자는 급증했다. 25일 0시 기준으로 223명이 격리해제돼 완치자는 3730명으로 늘었다. 완치율은 40.8%로,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부산에서는 38세 임신부 확진자가 항바이러스제 치료 없이 완치돼 퇴원했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31명으로 늘었다. 중증 단계는 25명이고 59명이 위중하다. 20대 확진자 1명, 40대 확진자 2명도 위중한 환자에 포함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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