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 알았나…베이조스, 지난달 주식 매도

입력 2020-03-25 17:50   수정 2020-03-26 01:33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CEO들이 지난 2월부터 한 달여간 자사주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 본격 확산돼 뉴욕증시가 폭락하기 전 발빠르게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뉴욕증시 상장사 경영자 150여 명이 매도한 지분이 총 92억달러(약 11조309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WSJ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문건 총 4000여 건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의 지분 매도 규모는 전년 동기(총 64억달러) 대비 30% 늘었다. 베이조스 CEO는 지난달 첫째주에만 아마존 주식 34억달러(약 4조1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베이조스 CEO 보유 지분의 약 3%다. WSJ는 “지난 20일까지 뉴욕증시가 30% 폭락한 것을 감안하면 베이조스 CEO가 2월 초 매도로 3억1700만달러(약 3895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업체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지난달 14일 2500만달러(약 307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팔았다. 만약 핑크 CEO가 이 주식을 이달 20일까지 그대로 갖고 있었다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930만달러(약 114억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랜스 우글라 IHS마킷 CEO는 지난달 19일 4700만달러(약 577억원)어치 회사 주식을 매각해 1920억달러(약 236조원)의 손실을 보지 않았다. 제임스 모렌 MGM리조트인터내셔널 CEO도 2억2200만달러(약 2727억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매도했다. MGM리조트 주가는 2월 고점 대비 약 70% 하락했다.

WSJ는 CEO들의 자사주 매도가 사전 정보를 근거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지난달 뉴욕증시가 랠리를 거듭해 S&P500 등 주요 지수가 고점을 경신하자 주요 기업 CEO들이 수익 실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WSJ는 “CEO들은 통상 연초에 세금 등을 고려해 지분을 일정 부분 매각한다”고 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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