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기금이 휴켐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무더기 반대표를 행사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휴켐스 이사회의 독립성을 떨어뜨린다는 판단에서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플로리다연금(SBAFlorida)은 이날 휴켐스의 정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안건, 사내이사 선임 안건, 사외이사 선임 안건, 감사 선임 안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 감사 보수 승인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관련해선 이사회의 독립성 훼손 우려를 근거를 들었다. 이사와 감사 보수 한도에 대해선 "경영 성과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화학제품 제조 업체 휴켐스는 박주환 휴켐스 회장과 최규성 휴켐스 부회장, 신진용 휴켐스 사장, 장기태 휴켐스 부사장, 김승수 휴켐스 생산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곽경직 KNC 대표와 허연회 전 부산 MBC 사장은 사외이사로 올렸다. 이건 전 삼정KPMG 부회장은 감사 후보로 추천했다. 7명의 이사 보수 한도로는 120억원, 1명의 감사 보수 한도로는 3억원을 책정했다. 실제 지난해에는 감사에게 2억6000만원을 지급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역시 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제외한 다른 모든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은 감사 보수 승인 안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을 반대했으며, 캐나다연금(CPPIB)는 사내·사외이사, 감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휴켐스는 태광실업의 자회사다. 지난해 659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3억원이다. 남해화학의 정밀화학 사업부였던 휴켐스는 2002년 분할 독립해 단독 법인이 됐다. 2006년 태광실업에 편입됐으며 태광실업이 지분 34.16%(지난해 9월 말 기준)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박 회장이 지분 2.63%를 갖고 있다. 태광실업은 고 박연차 회장에서 장남인 박 회장으로 안정적으로 경영권이 이양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연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에도 이날 휴켐스의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이사와 감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도 통과됐다. 다만 감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휴켐스 관계자는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고 주총 분산 프로그램에 참여해 의결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보통결의 요건은 충족했지만 출석주주 과반수 찬성에 미달해 감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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